고위험 고수익 추구 … 개인 5억 있어야 투자 가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20호 22면

전 세계에서 운용되는 헤지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9237개, 자산 규모는 1조9170억 달러에 달한다. 2200조원 가까운 돈이 헤지펀드에 몰려 있는 것이다. 브리지워터·퀀텀펀드·폴슨앤컴퍼니를 비롯한 10대 헤지펀드가 지난해 하반기 올린 수익만 280억 달러에 달한다. 골드먼삭스·JP모건 등 6대 은행이 같은 기간 올린 이익보다 20억 달러 이상 많다.

올 하반기 도입되는 한국형 헤지펀드

한국에도 올 하반기 헤지펀드가 도입된다. 경제 규모에 비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금융시장을 흔드는 투기자본의 성격을 갖고 있어 정부가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소수의 거액 자산가를 모아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고위험-고수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정부는 무조건 막기만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적절히 규제하면서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헤지펀드 1호가 탄생할 전망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투자 대상에 제한이 없다. 차입과 파생상품 한도 역시 각각 400%까지 늘어난다. 정부는 최소투자금액으로 5억원(개인) 또는 10억원(법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펀드오브헤지펀드)는 최소 입금액을 1억원(법인은 2억원)으로 할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최소 투자금액 제한은 없지만 가입 고객의 순자산이 100만 달러(약 11억원) 또는 50만 유로(약 8억원)는 있어야 헤지펀드에 들 수 있다.

헤지펀드의 주요 고객은 개인 자산가와 연기금 등이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은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이 14%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이 헤지펀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3년 안에 40조~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기관·거액자산가가 가입한 투자일임·랩어카운트 등의 상품에서 10% 정도가 헤지펀드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