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View 파워스타일] 국회의원 박영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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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별명은 ‘천재 소녀’였다. 1979학년도 대입 예비고사 전국 여자 수석, 만 27세 교수 임용 등이 이어지자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다. “우주의 근본을 찾는 데 매력을 느껴” 선택한 물리학에서도 논문 최다 인용상을 받을 정도로 일가를 이뤘다.

 2011년, 지금 별명은 ‘과학계를 구한 잔다르크’다. 지난해 12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과학계 인사들이 부르기 시작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을 설득하는 등 물밑 활동을 벌인 것이 알려지면서다.

 한나라당 박영아(51·서울 송파갑·초선) 의원의 이런 이력을 아는 이라면 그의 단아하고 깔끔한 스타일에 놀랄 법하다. 화사한 투피스 정장에 진주 목걸이를 자주 하는 ‘재키 스타일’이 ‘천재 물리학자’나 ‘잔다르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패션 입자’는 타고난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롱부츠 같은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다. ‘너무 젊은 교수’인 탓에 학생으로 오해받을지언정 빨강·파랑·초록·노랑 등 원색을 마다하지 않았다. 옷 색깔에 맞춰 녹색 같은 과감한 색깔의 구두도 신었다.

 그러다 교수생활 20년 만에 “국회의원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2008년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되면서부터 좀 더 차분한 색깔을 선택하게 됐다. 여성 신인 정치인이 선택하게 마련인 비례대표 대신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는 정치를 제대로 하고 싶어” 지역구 의원으로 나선 것도 패션에 영향을 미쳤다. 지역 주민을 만날 때는 어디서든 ‘퍼질러 앉아’ 커피 한잔 마시기 좋은 등산복 스타일에 운동화를 선호한다.

 이전에 브로치를 달던 자리는 의원 배지가 차지했다. 하지만 액세서리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진주 달린 브로치①는 20년째 쓰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 함께 산 옐로 다이아몬드 반지도 15년째 거의 매일 낀다. 백화점에서 직접 고른 검정 ‘루이 까토즈’②가방은 단순하고 실용적이어서 3년째 애용하고 있다. 거기에 서류를 넣기 좋은 ‘키플링’ 스타일 천 가방을 들고 다닌다.

 요새 새로 생긴 ‘보물’은 ‘대한민국 국회 과학기술현인상’ 상패③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평가한 국회의원 과학 관련 의정활동에서 1등을 했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아버지가 이북 출신이셨기 때문인지 통일에 관심이 많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자녀 양육뿐 아니라 기업 경영까지 해내셨던 어머니처럼 멋진 여성의 롤모델도 되고 싶다. 남편(석동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대학생 딸 둘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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