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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특집] 생명공학벤처 선두주자 바이오니아 ④

중앙일보

입력

벤처바람은 생명공학분야에도 거세게 불고있다.

현재 대덕 한국과학기술원(KIAST) 보육센터에만 30여개의 생명공학관련 벤처업체가 입주해있다. 그러나 오늘날 벤처돌풍의 주역인 정보통신분야에 비해 생명공학 벤처업체들은 훨씬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공학산업은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고가의 장비등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벤처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고 연구기간이 길어 투자비용의 회수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밖에 외국 제품을 선호하고 국내 제품을 백안시하는 풍토, 영세한 국내 생명공학시장 규모, 외국업체의 치열한 특허경쟁도 국내 생명공학 벤처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다.

이런 사정에 비춰볼때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바이오니아의 성공사례는 후발 생명공학 벤처업체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출신의 박한오(朴旱悟.37)사장이 ''유전자조작기술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연구원 창업 1호 회사로 세운 바이오니아는 92년 창립당시 자본금 8천만원에 직원 2명으로 출발, 만 7년만에 납입자본금 40억원, 직원 80명의 탄탄한 벤처업체로 급성장했다.

이 기간동안 중소기업대상 창업부문 대상수상(97년), 도쿄국제포럼에서 엑셀런트 포스터상 수상(98년)을 비롯 제 2회 벤처기업대상 수상,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 금상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았다.

바이오니아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철저한 전문성에 바탕을 둔 치열한 연구개발로 유전자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유전자정보 해석 도구를 집중적으로 개발해냈기 때문인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서울대 화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화학 석.박사학위를 받고 생명공학연구소에서 7년동안 합성유전자 증폭요소를 연구한 박사장은 ''생명공학분야에서 2위는 의미가 없다''면서 ''따라서 최소한 10년간의 연구경험을 갖고 특허를 베이스화해 제품을 생산해낼 수 없으면 생명공학 벤처기업으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가 표방한 유전자 산업이란 인류가 밝혀내지 못한 숱한 유전자 DNA정보를 캐내 이를 약품이나 농작물, 화학제품 개발등에 활용하는 첨단산업이다. 해석도구들은 유전자의 수를 증폭하고 유전자 기초 정보인 염기배열을 밝혀내는 시약과 첨단 장비들로 나뉜다. 모든 유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개발은 무궁무진할 수 밖에 없다.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더더욱 그럴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니아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유전자의 수를 1억-10억배 정도 복제 시킴으로써 육안검사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유전자 증폭시약, 유전자 합성시약, 염기 서열 해석시약, 바이러스 검출용 프라이머등 300종의 시약을 개발했고 제작해 낸 기기만도 50종을 헤아린다.

이런 제품개발을 위해 박사장은 인력투자를 중시했다. 현재 80명의 직원중 석사출신 이상이 거의 절반에 가깝다. 연구원중 박사가 5명, 박사수료가 2명, 석사가 30명이다.

연구원뿐 아니라 기재개발을 위해 전자공학,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들도 10여명 채용했다. 이들은 시약 개발팀의 주문에 따라 기계설계, 회로및 제어장치들을 개발한다.

가로.세로 1.8㎝ 크기의 작은 칩에 DNA 시료를 최대 8만개 가량 담을 수 있는 첨단 정밀장비인 DNA칩 빌더와 4천개 정도의 DNA를 한꺼번에 추출할 수 있는 자동 다량 유전자 추출장치 등이 이들이 개발해낸 제품이다.

그런가하면 연구개발비를 아낌없이 썼다. 97년, 98년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50%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현대투신에서 32억원을 투자해 한층 여유를 갖고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게됐다.

바이오니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3억원. 올해는 바이오니아의 새로운 도약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새로 나올 시약과 기기에 대해 벌써부터 국내외 연구기관과 업체들로부터 문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액도 1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오니아가 올해 출시할 제품에는 유전자 변형 식품 여부를 검사하는 유전자 변형 식품 키트(2월 시판예정)를 비롯 국내 최초의 자동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장치, 유전자 자동 추출장치, 유전자 복제시약, 유전자 돌연변이 시약 등이 있다.

그런가하면 대용량의 합성유전자 생산장치의 개발도 완료돼 올해부터는 합성유전자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기계를 한번 돌려 기껏해야 2-5개 정도의 합성유전자를 만들어냈으나 이제는 이 숫자를 2천개까지 늘릴 수 있다.

박사장은 올해 유전자 분석센터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 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기재로 세계 최고 수준인 하루에 2만개의 유전자 합성능력을 보유하고 1일 2천만개의 유전자 염기배열 분석능력을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또 올해말이나 내년쯤에는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포부도 갖고있다.

박사장은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산업을 육성하지 않고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생명공학 관련산업이 워낙 막대한 투자를 요하는 만큼 특허를 중심으로 연구능력을 평가해 집중 지원하는 벤처육성책을 펴나가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실리콘벨리의 벤처자금 투자금액의 30%가 생명공학 관련분야이지만 건수로는 10%정도에 불과한 것만 봐도 생명공학의 건당 투자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박사장은 또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특허신청이 사활을 좌우하므로 대학때부터 학생들에게 창의적 아이디어나 연구결과를 특허화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21세기 한국이 세계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생명공학에 대한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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