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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명예냐 실리냐...

중앙일보

입력

명예냐 실리냐. 두 가지 기로에서 선동열이 고심하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레이 포이트빈트 국제담당이사가 한국의 ‘국보급 투수’ 선동열에 대해서 강한 스카우트 의사를 내 비추었지만 선동열은 만날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선동열의 보스턴 진출에 대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선동열은 지난달 18일 도쿄에서 있었던 보스턴의 1차 제안에 대해서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었고 이후 은퇴의사를 재차 천명하였다.

하지만 레이 포이트빈트 이사가 거액을 제시하면서 오는 4일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동열과 재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선동열 영입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선동열은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언터쳐블’로 통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었고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사사키의 빛에 가리긴 했지만 4년 통산 98세이브에다가 99시즌 소속팀(주니치 드래곤스)
의 센트럴리그 우승의 주역이 되면서 일본마운드에서도 특급투수로서 명성을 떨쳤다.

이런 여세를 몰아 많은 팬들은 프로야구 최고의 마당인 메이저리그에서도 실력을 뽐내기를 기원하지만 선동열은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에서처럼 미국에서도 성공을 하면 보스턴이 제시한 거액을 끌어안음과 동시에 그의 명성 또한 현재의 상황에 배가되어 최고조에 달한다.

선동열의 구위라면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않다. 이런 예상에 메이저리그에 진출에서 한국,일본,미국 3개 무대를 평정하기를 바라는 팬들의 희망이 편승하여 선동열을 고민의 늪으로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96년(당시 일본프로야구)
처럼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경우 그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명성이 쉽게 허물어지지않을까하는 ‘소심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나이가 40에 다가가기에 한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퇴 의사를 고수하면서 현재의 ‘국보급’이라는 명예를 유지하느냐,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최고무대에서 뛰는 실리를 챙기느냐. 선동열의 보스턴 진출 건으로 또 한번 야구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Cyber중앙 이재철기자<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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