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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내 맘대로 베스트 7] 조니 뎁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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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올여름 극장가는 다시 한번 잭 스패로우 선장이 된 조니 뎁의 귀환으로 시작됐다. 20여 년 전 ‘가위손’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 배우는 어느새 40대 후반의 중년이 됐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신비롭고 괴짜 이미지도 변함없다. 조니 뎁을 구성하는 7개의 이름을 만난다.

영화 칼럼니스트 mycutebird@naver.com

7 해적

‘가위손’의 에드우드와 함께 조니 뎁이 가장 아끼는 캐릭터는 잭 스패로우 선장이다. 사실 이 영화 전까지 그는 ‘블록버스터 보이’가 되기를 거부했고 ‘매트릭스’ 같은 영화를 가볍게 거절했다. 그랬던 그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승선을 결심한 데는 스패로우의 캐릭터가 지닌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롤링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에게서 영감을 받은 잭 스패로우는, 4편까지 이어지면서 해적 영화 사상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가 됐고, 조니 뎁을 좀 더 대중적인 배우로 만들었다.

6 딸바보

“딸이 태어난 1999년 5월 27일 전까지, 나의 삶은 허깨비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아침마다 천사가 깨어나는 걸 본다.” 바네사 파라디와의 사이에서 딸 멜로디를 낳은 후 조니 뎁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작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 것.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그런 이유로 선택했다고 한다.

5 영화감독

1997년에 내놓은 ‘브레이브’는 그의 감독 데뷔작.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네이티브 아메리칸 라파엘 역을 맡았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돼 호평을 받았지만, 미국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결국 이 영화는 미국 개봉을 포기했다.

4 아웃사이더

사람들에게 오해받고 사회에서 소외된 아웃사이더. 조니 뎁의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공유하는 유전인자다. 그는 세상과 무관한 몽상가이며,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피터 팬이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짙은 메이크업은 세상에 대한 보호막인 셈.

3 팀 버튼의 페르소나

“할리우드의 썩어 없어질 고깃덩어리가 될 뻔했던 위기에서 날 구해준 사람.” 조니 뎁에게 팀 버튼은 단순한 감독 이상의, 은인 같은 존재다. TV의 반짝 아이돌이었던 그를 상처받은 영혼 ‘가위손’으로 만든 버튼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7편을 함께하며 조니 뎁에게 가장 어울리는 가면(페르소나)을 씌웠다.

2 아이돌

‘나이트메어’의 단역으로 배우가 됐지만, 그는 음악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이때 별생각 없이 출연한 TV 시리즈 ‘21 점프 스트리트’는 그를 꽃미남 아이돌로 만들었다. 하지만 조니 뎁은 스타덤을 하루빨리 빠져나와야 할 수렁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그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준 사람. 바로 팀 버튼이었다.

1 기타리스트

조니 뎁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사다 주신 싸구려 전기기타에서 시작된 뮤지션의 꿈은 동네 친구들과 밴드를 조직하는 단계로 나아갔고, 결국 열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토킹 헤즈나 이기 팝의 오프닝 밴드를 거쳐 데뷔 앨범을 내기 위해 무작정 LA로 갔지만, 결국 해체된 밴드. 하지만 배우가 된 후에도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뮤지션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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