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이스라엘, 오스트리아 극우연정에 제재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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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과 보수계 인민당의 연립정부 구성이 토마스 클레스틸 대통령에의해 곧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이스라엘은 2일 우려를 나타내며 오스트리아에 대한 제재를 경고했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는 오스트리아 연정구성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오스트리아와의 정치적 관계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유지될것"이라고 밝혔다.

미하일 슈타이너 독일 총리 외교보좌관은 "EU의 제재가 단행되면 오스트리아 연정에 참여한 어떤 인물도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할것"이라고 경고했다.

루이 미셸 벨기에 외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 원칙을 공격하고 외인 혐오 등 극단적인 이념을 지지하는 정당이 오스트리아 연정에 참여했다는 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니콜 퐁텐 유럽의회 의장은 "오스트리아 극우정당 구성으로 EU는 사상 최대의 도덕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유럽의회 의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한 뒤 3일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퐁텐 의장은 "EU 회원국 내에 극우정부가 존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회원국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유감스럽지만 EU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14개 EU 회원국들은 외르크 하이더 당수가 이끄는 자유당이 연정에 참여할 경우 오스트리아와의 모든 공식적인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동안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극우 운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던 이스라엘도 이날 "만약 클레스틸 대통령이 연정구성을 승인할 경우 오스트리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나치 체제 옹호 발언으로 그동안 물의를 일으켜온 하이더가 이끄는 자유당의 오스트리아 연정참여는 자유세계 시민들의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우리는 지난 시절 홀로코스트의 교훈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당이 오스트리아 연정에 참여할 경우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경고해온 미국 국무부는 이날 클레스틸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아직 남아있다면서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다.(파리 AFP=연합뉴스)

(YONH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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