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나] 인생2모작 재취업 컨설팅 의뢰인 안승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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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재취업 컨설팅에 지원한 안승철(50)씨. 그는 경영관리 경력을 쌓으며 조직 전반을 두루 섭렵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이자, 그중에서도 홍보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이기도 하다.

안씨가 재취업할 수 있는 길도 경영 간부와 홍보 책임자, 이렇게 둘이다. 안씨는 그중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인크루트 오규덕 컨설턴트와 대한상공회의소 박흥순 능력개발실장이 안씨의 재취업 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글=권희진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안승철(50)씨는 “기획·정책·인사 등 경영 전반에 능통한 멀티플레이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앞둔 기업에 취업해 그동안 쌓아온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일단 안씨의 선호는 경영관리 쪽이었다. 나이나 경력을 감안했을 때 재취업을 한다면 임원급이 돼야 할 터. 기업 오너를 잘 알아야 재취업의 길이 비교적 쉽게 열릴 상황이다. 인맥을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오규덕 컨설턴트가 “그동안 직업생활을 통해 쌓아온 인맥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한 이유다.

 인맥 점검의 1단계는 정리다. 오 컨설턴트는 안씨에게 인맥 명단부터 만들 것을 주문했다. 요령은 이렇다. 소위 ‘갑·을’ 관계든, 직장 동료나 상사였든, 동호회 회원이든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을 나열한다. 이름 옆에 그 사람이 속한 업종과 직무 분야, 연락처도 기입한다.

 다음은 자신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찾아내는 순서. 안씨의 경우 일단 현재 기업 오너이거나 임원인 사람들을 집어내야 한다. 그 다음은 그중에서도 지금 당장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부터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렇게 인맥을 정리했다면 순위가 높은 사람부터 차근차근 연락을 해 나간다. 연락을 할 때도 요령이 있다. 무작정 부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과 현재 직업을 구하고 있다는 상황을 상대방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사람이 필요할 때 자신을 먼저 떠올리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컨설턴트는 “취업시켜달라고 사정을 하면 잘 안 됐을 때 위축되고 좌절하게 된다”며 “오히려 인재가 필요한 상대방에게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접근하라”고 주문했다.

 인맥 리스트를 만들고 연락을 할 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자신은 친하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차갑게 나오더라도 낙담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다. 박흥순 실장은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될 인물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면 여기저기 연락을 취하기보다 바로 홍보 분야로의 재취업에 집중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맥보다 경력을 내세우는 정공법을 택하라는 조언이다. 안씨는 2007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4년간 건국대의 자산관리법인인 건국AMC에 재직하며 홍보실장을 맡았다. 이전 직장인 경인방송에서도 홍보팀장을 지낸 적이 있다.

 안씨가 홍보 분야에 재취업하기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은 홍보 업무를 하면서 올렸던 성과를 정리하는 것이다. 장기 성과부터 홍보 능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단기적 사건까지 나열해보고 각각의 성과들을 구체적인 수치나 근거로 뒷받침해야 한다. 이렇게 경력에 대한 정리가 끝나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홍보에 맞춰 다시 작성한다.

 안씨가 재취업할 수 있는 직급은 홍보 총책임자에 해당한다. 기업에서 이 직급에 요구하는 것은 홍보 업무의 전문성 외에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 포함된다. 그런 점에서 안씨의 경영관리 경력은 재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박 실장은 “홍보 임원으로 취업하기 위해 우선 홍보 전문성에 중점을 두되 다른 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적절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홍보 이외 분야의 경력을 지나치게 내세우면 홍보 쪽의 전문성이 퇴색되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컨설턴트는 “안씨가 경력의 연장선상에서 재취업에 도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종을 바꿔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의 경영지도사에도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했다. 중소기업 중에는 경영 노하우가 부족해 안씨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안씨 입장에서도 경영 컨설팅을 하면서 기업 오너와 친분을 쌓으면 나중에 임원으로 재취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경영지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쳐 자격증을 얻고 일정 기간 실무수습을 거쳐야 한다. 수습기간이 끝나면 한국경영기술컨설턴트협회에 소속돼 중소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맡게 된다. 오 컨설턴트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준비기간이 필요하지만 앞으로의 직업생활을 고려하면 긴 시간은 아니다”며 “갈수록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직업 미래도 매우 밝다”고 말했다.

안승철씨는

주요 경력 건국AMC 경영관리팀장(2007년 3월~2011년 2월), 경인방송 기획국장(1997년 5월~2006년 1월)

삼환기업 기획조정실 과장(1988년 10월~1997년 4월)

학력 인천강화종합고등학교(1979년 졸업),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영어과 부전공, 1987년 졸업)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단기MBA과정(2009년 수료)

희망직무 경영관리 임원 또는 홍보 총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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