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이 즐기는 오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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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애호가들이 늘면서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가수들이 오페라에 도전하는 TV 프로그램 ‘오페라스타’의 인기도 한몫 했다. 이에 따라 비싼 관람료를 내고 웅장하고 화려한 오페라극장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보다 손쉽게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영화관에서

 더 이상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오페라를 관람하지 않아도 된다. CGV는 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이하 메트 오페라)’을 진행한다. 메트 오페라는 밀라노 스칼라극장,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세계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실황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영상은 2010~2011 시즌 공연 실황으로, 지난해에만 전 세계 45개국, 800개 이상의 영화관에서 220만 명이 관람했다. 고화질의 HD 영상과 첨단 음향시설로 오페라극장의 R석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무대를 2만5000원으로 즐길 수 있다. 지난 2월 ‘돈 파스콸레’를 관람했다는 박희영(35)씨는 “한글 자막이 나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실제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무대 뒤 현장과 주인공 인터뷰 등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상영된 베르디의 걸작 ‘돈 카를로’를 비롯해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출연하는 글룩의 ‘이피게네이아’와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이 출연하는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바그너의 ‘발퀴레’ 등 최신 작품이 올 11월까지 매월 연이어 상영될 예정이다.

 CGV의 복합문화공간 ‘씨네드쉐프’에서는 수준 높은 오페라 프로그램 ‘오페라톡’이 마련된다. 호텔식 코스 요리를 즐긴 다음 메트오페라를 관람하고 팝페라 가수 임형주와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참가비는 미정.

 쉐라톤 워커힐 호텔은 워커힐 씨어터에서 브런치를 즐긴 후 오페라 영상을 관람하는 ‘메트 오페라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다. 상영 후 장일범·유정우·이용숙 등 오페라 해설가가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도와준다. 관람료는 6만원(세금 포함)이다.

 CGV 프로그램팀 강경호 팀장은 “스크린으로 즐기는 공연예술은 세계 공연계의 화두이자 대세”라며 “메트 오페라는 수준 높은 공연을 원하는 오페라 팬과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문화생활을 망설이던 젊은층 등을 고루 만족시키는 새로운 문화 상품”이라고 전했다.
 
소극장 오페라, 오페라 강좌 등 프로그램 다양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올림푸스홀’에서는 다음달 2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도니제티의 희극 ‘사랑의 묘약’이 공연된다. 소극장이어서 배우와 관객이 가깝게 호흡할 수 있고 대극장 못지 않은 첨단 음향 시설이 갖춰져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압구정동에 있는 클래식 음악 감상실 ‘풍월당’은 올 한 해 동안 베르디의 오페라 전곡을 집중 분석·감상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참가비는 2만5000원. 정신과 전문의이자 클래식 전문가로 잘 알려진 박종호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박 대표가 강좌를 직접 진행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무료로 오페라를 상영한다. 세종문화회관의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도 오페라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인기 상영작들을 감상하면서 원작 문학작품을 배우는 ‘오페라 플러스’와 ‘오페라 하우스’ 등이 운영되며 하반기 강좌는 9월에 개설된다. 예술의 전당의 예술아카데미도 ‘유형종의 올 댓 오페라하우스’ ‘유정우의 오페라살롱’ ‘박종호의 오페라와 인간’ 등 다양한 오페라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설명] CGV 압구정점에서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오페라 실황을 담은 영상 ‘베르디의 돈 카를로’가 상영되고 있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HMN" 4k 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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