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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점검 및 보수 로봇이 맡는다

중앙일보

입력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점검 로봇에 맡긴다."

외국의 원전에서 오래전부터 보편화된 로봇을 이용한 원전의 유지보수 및 점검작업이 국내에서도 이뤄진다.

한국원자력연구소 로봇연구실 김승호 박사팀은 지난 97년부터 원자력중장기과제로 연구해온 원자력산업용 로봇개발을 완료, 오는 3-4월경부터 이 로봇을 국내 일부 원전의 점검및 보수작업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총 10억의 연구비를 들여 개발한 로봇은 2종. 하나는 중수로형 원전의 원자로 전면부 감시및 급수배관 점검용이고 다른 하나는 원전 살수탱크에서 수중검사를 실시하는 용도다. 두 로봇 모두 방사선에 견딜수 있는 특수 알루미늄합금 재질로 만들어졌다.

중수로형 원전의 원자로는 내부에 수평으로 설치된 380개의 압력관 양쪽 끝단에서 급수배관을 통해 증기발생기로 열이 전달되는 기기로서 핵연료 교체장비를 사용해 정상운전중 핵연료를 교체한다.

이번에 개발된 중수로형 원전점검을 위한 이동식 로봇은 이처럼 운전중의 핵연료교체작업의 상태를 점검하는 하는 것은 물론
기계장치 소음측정을 통한 이상유뮤 감시
압력관 전면부 육안검사
원자로 전면부 방사선준위측정
중성자 시료채취배관 중수누출검사 등의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총중량이 200㎏에 높이 40㎝. 탱크바퀴와 같은 형태의 무한궤도 이동장치시스템로 돼있으며 몸통 뒤에 60㎝에서 8m까지 상하로 길이가 조절되는 안테나가 달려있다. 이 안테나에 카메라가 부착돼있어 급수배관등 원전내부를 촬영할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로봇은 원전의 살수탱크 내부의 이물질 존재여부및 내부결함등의 이상유무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총중량이 121㎏인 이 로봇은 몸체에 길이가 조절되는 팔이 달린 형태다. 팔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1.7m에서 최장 9m까지. 전.후진, 상.하 이동을 하기위한 추진기가 4개 부착돼 있으며 수중에서 적당한 깊이를 유지할 수 있는 부력통과 감시.점검을 위한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추진기에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강력을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프로펠라를 설계했다.

로봇의 앞쪽에는 컬러카메라, 뒷쪽에는 흑백카메라가 달려있다. 앞쪽 카메라는 목표물을 관측하고 뒷쪽 카메라는 좁은 통로에서 작업시 후진하다 장애물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 또 압력센서는 수중깊이에 대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자동위치 보정장치와 연계해 지정한 깊이에 고정돼 작업을 수행하게 해준다.

외국에서는 원전현장에서 오래전부터 로봇을 활용해왔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선례가 없다. 일례로 지난 98년 체르노빌원전은 4호기 원자로의 폐허실상을 조사하고 청소작업을 위해 화성탐사에 이용했던 파이오니아와 같은 탐사장치를 사용한 바 있다.

위험지역탐사및 청소용 로봇을 제작하고 있는 레드존 로보틱스사가 만든 이 로봇은 작은 불도저모양으로 원전내의 방사능 측정과 잔해 샘풀의 채취작업, 콘크리트 석관으로 봉인된 원자로 내부촬영의 임무를 수행했다.

김승호박사는 "외국에서는 이미 로봇을 활용한 원전점검및 보수가 보편화됐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인식이 안돼있는 형편이다"면서 "증기발생기, 원자로등 고방사선지역에 투입되는 로봇을 계속 개발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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