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노 엄재용씨 '제2의 김용걸' 주목

중앙일보

입력

전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 김용걸씨가 올해 파리 오페라 발레단으로 옮기면서 국내 발레리노 세계에서 '포스트 김용걸 체제' 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레계 관계자들은 엄재용군에게서 그 가능성을 찾고 있다.
지난해 유니버설 발레단의 송년발레 '호두까기 인형' 무대에 객원 주역으로 무대에 선 엄재용(21) 씨는 현재 미국 워싱턴 키로프 아카데미에 유학 중인, 아직은 미완의 대기다.

9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예술영재 1호로 입학해 1학기만 마친 후 키로프 아카데미 특별장학생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발레를 전공한 어머니(서원대 김명희 교수) 덕에 다른 한국 남자 무용수들에 비해 일찍 발레를 시작해 기본기가 충실한 것이 엄씨의 장점. 눈에 확 띄는 외모와 훌륭한 체격조건까지 갖춰 벌써부터 많은 팬까지 확보하고 있다.

'호두까기 인형' 을 본 세종대 장선희 교수는 "지금껏 한국 남자 무용수에게서 볼 수 없던 귀족적 분위기 등 워낙 훌륭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어 기대가 크다" 며 "테크닉이 더 완벽해지면 대스타 감" 이라고 칭찬한다.

김씨가 인정받기 전부터 스타로 자리잡았던 이원국(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 씨도 눈길을 모은다.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객원 주역 무용수로 초청받으며 김씨보다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이씨다.

김씨가 대학 졸업 후 유니버설 발레단 대신 국립발레단을 택한 이유로 당시 유니버설 발레단에 버티고 있던 이씨의 존재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풍문도 있다.

당분간은 이씨의 독주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엄씨 같은 신인의 활약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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