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커트 워너, 슈퍼마켓 점원서 슈퍼보울 MVP로..

중앙일보

입력

종료 1분54초전 16-16동점. 워너의 73야드 터치다운 패스가 와이드리시버 아이작 브루스에게 연결되는 순간 34번째 슈퍼보울의 승패는 갈렸다.

아직 시간은 2분여나 남아있었지만 한 슈퍼마켓 직원이었던 쿼터백의 손에서 떠난 볼은 또 한사람의 스포츠 영웅의 탄생과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모든 팬들에게 선사했다.

이 경기에서 워너는 총 414야드 패스를 성공시킴으로써 89년 슈퍼보울에서 조 몬타나가 기록한 357야드 패스를 누르고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며 정규시즌에 이어 슈퍼보울 MVP에 선정됐다.

커트 워너는 경기후 MVP수상 인터뷰에서 "이것은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바로 내 인생이다("You may think of this as a Hollywood story, but it's just my life."
)
"라고 말했고 그것은 영화같은 사실이었다.

94년 미식축구로는 유명하지 않은 노던아이오와대를 졸업한 워너는 일자리를 찾지못해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했고 NFL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NFL의 하위리그인 아레나 풋볼리그(실내풋볼리그)
에서 3년을 보내고 97년 램스와 계약했다.

하지만 워너는 98시즌에서도 후보로 출전기회을 얻지 못하자 NFL유럽리그 암스테르담 어드미럴에서 1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영화같은 스토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램스의 주전 트렌트 그린이 훈련캠프에서 부상당하자 이 이름없는 선수는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이끄는 지휘관으로 만년 하위팀인 램스를 시즌 13승3패로 팀을 이끌었고 한 시즌에서 41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해내며 댄 마리노에 이어 NFL사상 두번째 한시즌 40개 이상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킨 NFL 역사에 영원히 남는 기록을 세웠다.

커트 워너는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면서도 언젠가 꼭 기회가 올 때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을 버텨왔고 그 결과 그는 가장 드라마틱한 스포츠 영웅의 한사람이 된 것이다.

사이버중앙=김태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