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흐름] 美 금리 인상폭에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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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폭이 0.25%냐, 0.5%냐. " 이번주 세계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가 다음달 1~2일(현지시간) 결정할 금리인상폭에 의해 요동칠 전망이다.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월가에서는 0.25% 상승설이 대세였다. 특별한 인플레이션 징후가 없다는 판단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8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과열기미(5.8%)를 보인데다 물가지수가 2%로 급상승하자 0.5% 상승설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28일 다우존스지수는 월마트와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제조.유통업과 금리인상에 민감한 금융업종의 주가가 동반하락하면서 전날보다 2백89.15포인트(2.62%) 급락한 10, 738.87로 마감했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백52.61포인트(3.78%) 떨어진 3, 886.95로 장을 마감했다. 1월에는 보통 주가가 상승한다는 '1월 효과' 가 무색해진 것이다. 1월 한달동안 다우지수는 6.6%, 나스닥지수는 4.5%, S&P 500지수는 7.4%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각각 22년, 10년, 30년 만에 최대다.

이런 가운데 0.5%의 금리인상이 결정되면 단기적으로 상당한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가 세계 증시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승폭이 0.25%에 머물면 오히려 증시에 자금이 몰려 세계 증시가 상승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은 5대5로 엇갈리고 있다.

월가는 금리인상폭과 함께 FRB가 발표할 정책기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긴축' '중립' 등의 단기정책 기조만 발표하던 FRB가 이번 회의부터는 '인플레 경계형' '중립형' '경기배려형' 등 세가지 장기 정책기조 중 하나를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만약 인플레 경계형으로 정하면 이번 인상 이후에 또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다음달 4일 발표될 1월중 실업률과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도 증시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 증시는 미국의 금리인상폭과 함께 유로화의 움직임이 변수다. 유로화는 지난 주말 런던시장에서 한때 1유로당 0.9735달러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2일의 서방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화 약세를 우려하는 언급이 전혀 없었던 것이 주 원인이었다.

이와 관련, 다음달 3일 개최 예정인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가 금리인상을 결정할지가 주목거리다. 금리가 인상되면 유럽 증시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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