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스' 대규모 카드정보 유출, 계산대 핀넘버 입력기에 도용장치 부착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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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소매체인점 '마이클스 스토어'의 매장에서 대규모 데빗카드 정보 도용 사기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범인들의 대담한 수법이 금융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마이클스는 49개 주에서 1000개가 넘는 매장을 통해 공예품 등의 소매품을 판매하는 업체이다

피해 지역은 일리노이 콜로라도 조지아 뉴욕 뉴저지 네바다 펜실베니아 등 20개 주의 매장들이다. 정확한 피해규모는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았다. 마이클스 측은 데빗카드 정보 도용에 직접적으로 사용된 핀넘버 입력기 90개를 찾아냈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매장의 핀넘버 입력기 7200여개 모두를 새 것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범인들의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범죄 수법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들은 매장을 돌며 범죄 대상이 될만한 점포를 선정한 뒤 핀넘버 입력기 설비업체 직원으로 위장해 카드 정보 도용이 가능한 부품이 설치된 입력기로 교체하거나 캐셔의 주의를 산만하게 한 뒤 몰래 입력기를 자신들의 것으로 바꿨다. 이들이 설치한 입력기에는 바늘구멍 크기의 카메라 혹은 핀넘버를 누른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얇은 막이 함께 설치됐다.

이를 통해 카드 정보와 핀넘버를 입수하면 똑같은 데빗카드를 만든 뒤 ATM에서 500달러 정도씩을 인출했다. 현금 인출은 캘리포니아 주의 몬로비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데빗카드 사용이 안전하다는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리서치'에 따르면 데빗카드 정보 도용 사기는 지난 5년간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08년 조사에서 나타났듯 데빗카드는 현금 크레딧카드 체크 등을 제치고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불수단이 됐고 자연스레 범죄의 타겟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미국은행가협회(ABA)에 따르면 데빗카드 도용에 따른 은행업계의 손실은 2005년 6억6200만달러에서 2008년 7억8800만달러로 증가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실제 주인공으로 옥살이 후에 현재는 금융 보안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프랭크 애바그내일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드 정보 도용 위험이 커) 개인적으로는 데빗카드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데빗카드는 일반 대중 손에 쥐어진 최악의 금융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전성만을 따지자면 크레딧카드가 가장 안전한 지불수단이다. 쓰는 돈 자체가 내 돈이 아닌 크레딧카드 업체의 돈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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