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퀴한 냄새야 안녕] 하루 3번 30분 환기 … 침구·신발은 주 1회 햇빛에 말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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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냄새가 있다. 입맛을 돋우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냄새는 활력소다. 하지만 기분 나쁜 냄새도 있다. 특히 우리가 매일 입고, 사용하는 섬유 제품에 서식하는 세균은 퀴퀴한 냄새의 주범이다.

 우리가 매일 맡는 냄새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음식 등에서 나는 자체 성분, 곰팡이 같은 균, 세균의 대사물질이다.

 우선 자체 성분에서 나는 것은 음식·담배·화장실(황화수소) 냄새가 있다. 생선을 튀기거나 고기를 구울 때 나는 냄새는 누구든 알아챈다. 고기를 구울 때 표면에서 탈수가 일어나면서 피라진·퓨라논 같은 성분이 발생해 냄새를 만든다. 이런 냄새의 분자량은 커서 옷에 스미면 오래간다.

 두 번째 원인은 흔히 ‘곰팡내’라고 불리는 균 냄새다. 습기 찬 벽이나 장판 뒷면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의 주범이다. 곰팡이가 분비하는 액체와 기체가 원인이다. 곰팡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여름철 퀴퀴한 냄새가 심해지는 이유다.

 세 번째 원인은 세균의 대사물질로 발생하는 냄새다. 주로 옷가지·침구류·신발 등 섬유 제품에서 발생한다. 세균이 땀·피지 등과 반응해 지방산·알데하이드·케톤 화합물 같은 휘발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섬유의 냄새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표피포도상구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이다. 포도상구균은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모양이 포도송이 같아 포도상구균이라고 부른다.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포도상구균은 섭씨 6.5~46도에서 잘 번식한다.

 냄새를 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환기와 적정한 습도유지다. 실내온도와 습도는 각각 몸이 쾌적하게 느끼는 섭씨 22~24도, 약 50%를 유지한다. 음식 냄새가 없더라도 하루 3회, 30분씩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면 좋다. 비가 많이 온 뒤에는 보일러·에어컨·선풍기 등을 이용해 습기를 제거한다.

 섬유 속 세균을 줄이려면 자주 세탁해야 한다. 문제는 침구류·신발·유모차 등 섬유제품이다. 체온과 비슷한 기온인 37도, 약 80%의 습도를 보이는 여름철에 가장 기승을 부린다. 적어도 주 1회 햇빛에 말려 자외선 살균을 해야 한다. 항균 섬유탈취제를 사용하는 것도 세균과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옷가지와 침구류를 보관한 수납장에는 포장용 김 등에 사용하는 방습제인 실리카겔을 넣어둔다. 신문지를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주방의 위생병인 행주는 사용 후 깨끗하게 빨아 녹차 찌꺼기를 우린 물에 헹궈 말린다. 녹차에는 악취를 줄이는 소취 성분이 있다.

황운하 기자
도움말 천연구소 이제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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