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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적자, 시민에게 떠넘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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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7월 개통 예정인 부산~김해 경전철 요금이 다른 지역 지하철 요금보다 높게 결정됐다. 이 경전철은 연간 1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부산·김해 주민과 시민단체 등은 “운영 적자를 주민에게 떠넘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남 김해시와 부산시는 최근 부산~김해 경전철 요금(교통카드 기준)을 1구간 1200원, 2구간 1400원으로, 65세 이상 노인요금은 유료화로 결정해 경전철 건설 특별행정조직인 부산김해 경전철조합에 제시했다. 조합 측은 곧 조합회의를 열어 이변이 없는 한 이 요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결정된 부산~김해 경전철 1구간 요금은 부산지하철 990원, 대구지하철 950원, 광주지하철 950원, 대전지하철 1000원보다 높다. 2구간 요금도 부산지하철의 1170원보다 비싸다. 특히 부산지하철 요금 등이 65세 이상 노인에게 무료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경남도의회 공윤권(41) 의원은 “그동안 법인세 인하(2010년 27%→20%), 경전철 구입량 축소 등이 있었기 때문에 요금을 내리거나, 최소운영수익보장률(MRG) 인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해 경전철의 MRG는 개통 후 10년간은 80%, 11~15년은 78%, 16~20년은 75%다. 요금을 높여 경전철 운영사의 적자가 줄면 부산·김해시는 적자 보전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박상경 김해시 경전철 추진담당은 “부산지하철 요금은 10㎞ 기준 990원이어서 이를 경전철 1구간 13㎞로 환산하면 1287원이고 부산지하철 요금이 내년에 1200원으로 인상 예정이어서 이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공사비가 적게 드는 경전철 요금이 지하철보다 많거나 비슷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부산·김해시는 사업 초기 전국의 지하철을 조사한 결과 지하철이 경전철보다 평균 2배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전철 건설을 결정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하루 이용객이 2011년 기준 17만6358명으로 예측됐으나 최근 부산·김해시 조사 결과 20% 수준인 3만5000명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황선윤 기자

◆MRG=실제 승객이 예상 승객에 못 미치면 그 적자액만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해 주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MRG가 80%라면 운임 수입이 예상치의 80%에 못 미치면 그 차액을 지자체가 메워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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