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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는 맞서고 경제는 맞잡고 … 양안의 실용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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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후진타오(左), 마잉주(右)

대만이 중국의 첫 항공모함 실전배치를 앞두고 초음속 미사일과 스텔스함 개발 등 대응 전력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인민해방군의 항모가 대만해협에 대한 제해권을 장악할 경우 대만의 안보가 크게 위협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안(중국·대만)은 이 같은 군비 경쟁과는 별개로 경제와 위기대응 등 실용 부문에서는 밀착을 오히려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적인 실용주의로 보인다.

 ◆항모 vs 항모 킬러=대만 국민당 린위팡(林郁方·임욱방)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항모와 군함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초음속 ‘슝펑(雄風)-3’ 미사일을 대량 생산해 실전배치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린 위원은 마하 2.3 속도의 슝펑-3 미사일은 순양함 8척과 순시함 7척에 장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은 120기를 우선 생산해 전력화할 예정이다. 사거리 160㎞급 슝펑-2의 화력과 속도를 향상시킨 슝펑-3 미사일은 사거리가 600㎞에 이른다. 일반 함대함 미사일보다 3배 이상 빨라 요격이 어려워 인민해방군 해군에는 위협적이다.

 앞서 대만 국방부 린위뱌오(林於豹·임어표) 부부장(차관)은 지난달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따라 대만도 내년부터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미사일 함정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텔스 함정은 레이더나 적외선·음향 탐지기에 잡히지 않도록 표면에 전파 흡수 도료를 칠해 적함의 탐지 능력을 피해 작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텔스 함정은 ‘그림자 없는 비수’라고 불리며 대형 함선 킬러로 주목받고 있다.

 린 부부장은 만재배수량 500t급 미사일 고속정을 원형으로 하는 스텔스 함정을 2014년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함정에도 슝펑-3 미사일이 장착된다. 대만 해군사령부 리하오(李皓·이호) 참모장은 이 항모 킬러가 중국과 주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난사(南沙)·둥사(東沙)군도 주변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2003년부터 자체 건조한 180t급 스텔스 고속정 광화(光華) 6호 30척을 실전 배치했다. 최대 시속 54㎞로 운항 할 수 있는 광화6호는 슝펑-2 미사일 4기가 장착됐다. 고성능 레이더와 각종 데이터가 결합된 감시 및 사격 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경제·문화 밀착=양안은 8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폐막된 제7차 국공 포럼에서 원자력발전 안전정보 사전 통보를 골자로 하는 19개 항의 건의문을 채택했다고 홍콩경제일보가 보도했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대형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등 원전 사고의 피해가 현실화되자 원전 정보의 공유 필요성을 실용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2006년 시작돼 그 해 두 차례나 열렸던 국공 경제·무역·문화 포럼은 올해 공산당 대만사무판공실의 왕이(王毅) 주임과 국민당 우보슝(吳伯雄) 명예주석이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올해 1월 발효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으로 경제 교류도 물살을 타고 있다. 양측의 교역 규모는 연간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지난해 오간 사람이 400만 명에 이르는 등 양안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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