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캐리 웹, 퍼팅 방법 바꾼뒤 6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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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샷으로 기분은 낼 수 있다. 그러나 퍼팅에는 돈이 걸려 있다' . 골프에서 퍼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아무리 장타를 날린다해도 퍼팅이 신통치 않으면 라운드를 망치게 된다.

올시즌 개막전인 오피스데포대회에서 우승, 새 천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캐리 웹(25.호주)의 우승 비결도 바로 퍼팅에 있다.

1998년 1승밖에 올리지 못했던 웹은 지난해초 퍼팅 방법을 크로스 핸디드 그립으로 바꾼 뒤 무려 6승을 올렸다. 평균타수도 뚝 떨어져 웹은 지난해 여자골프 사상 가장 낮은 69.43타(라운드당)로 최소 타수상을 수상했다.

크로스 핸디드 그립은 오른손이 왼손 밑으로 내려오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반대로 왼손을 오른손 밑으로 내려 그립을 잡는 방법이다.

미국투어 진출 초기 퍼팅 때문에 고전했던 박세리도 크로스 핸디드 그립으로 바꾼 뒤 톡톡히 재미를 보기도 했다.

또 닉 팔도.프레드 커플스.베른하르트 랑거 등 퍼팅으로 고민했던 유명골퍼들이 채택했던 방법이었다.

"함께 라운드하는 줄리 잉크스터의 어프로치샷은 나보다 항상 길었지만 스코어는 4~5타나 앞섰다. 잉크스터는 크로스 핸디드 그립을 사용하고 있었다. " 웹은 미국의 골프전문지 골프매거진에서 퍼팅 그립을 바꾸게 된 계기를 밝혔다.

웹은 "크로스 핸디드 그립은 퍼터헤드를 목표선에 따라 움직이게 해주면서 임팩트 순간 동작을 보다 수평에 가깝게 유지시켜준다" 고 지적한다.

그 결과 "공을 아웃사이드인(공을 바깥쪽에서 몸 안쪽으로 깎아치는 궤도)으로 치는 습관을 고치게 됐다" 는 것이다.

덧붙여 "짧은 거리의 퍼팅을 번번이 놓치거나 공이 굴러가다 끝에서 휘는 경향이 있는 골퍼라면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고 권유했다.

웹은 그립을 바꾼 뒤 라운드당 평균 30번를 넘나들던 퍼팅 횟수를 27~28차례로 줄였다. 오피스데포대회에서는 4라운드 동안 총 1백10차례 퍼팅을 했다. 라운드당 27.5개다.

"지난해가 생애 최고의 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크로스 핸디드 그립 때문" 이라고 자신할만큼 만족스런 효과를 본 셈이다.

그러나 크로스 핸디드 그립이 결코 만능은 아니다. 퍼팅은 그립이 아니라 연습으로 가다듬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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