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는 할인점 그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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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캐주얼 차림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6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마트 법인신설 기념행사에서 임직원들에게 핵심경영 가치인 ‘이마트 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세계는 “자신의 옷을 개성 있게 입을 수 있어야 조직에도 창의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정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올 초부터 임직원 근무복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 선포식에는 최병렬 이마트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 6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식회사 이마트가 3일 ‘글로벌 종합 유통기업’이란 비전을 내걸고 공식 출범했다.

 정용진(43) 신세계 부회장 겸 이마트 대표는 이날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법인설립 선포식에서 “독립·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해 신세계라는 하나의 상자를 신세계와 이마트라는 두 개의 상자로 나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의 향후 10년은 세계적인 톱(top) 글로벌 종합 유통업체로 성공하기 위한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1일 신세계에서 분사한 이마트는 이날 법인 등록 절차를 마쳤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국내 1위 할인점을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유통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업태를 다변화하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도 배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 같은 비전 달성에 필요한 3대 핵심가치로 ▶고객 중심적 마인드 ▶브랜드를 통한 차별화 ▶디자인적 사고를 꼽고, 이를 ‘이마트 웨이(Way)’라고 명명했다. 이마트웨이를 비롯한 핵심 경영가치는 정 부회장의 주도 아래 사내 전략담당부서에서 올 1월부터 기획해 왔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웨이’를 실현하려면 고객을 위한 주인의식과 브랜드를 향한 열정, 디자인을 위한 창의성을 갖춰야 한다”며 “이 세 가지 덕목을 갖춘 사람이 새로운 이마트가 바라는 인재상”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도 내놓았다. 기존 사업 영역인 대형마트에 힘을 쏟는 것은 물론 카테고리 킬러(전문점),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매장), 온라인몰 등 새로운 업태에도 적극 진출하기로 했다.

베트남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편의점처럼 기존에 이마트가 가지고 있지 않은 유통업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인수합병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는 점점 스마트해지고, 국내 유통시장은 성숙기에 돌입했으며, 글로벌시장은 급속도로 다이내믹해지고 있다”며 “이마트가 보다 유연하고 부드러워지는 동시에 보다 소비자를 섬기고, 보다 젊어져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마트는 새로운 기업이미지(CI)도 선보였다. CI 교체는 1993년 신세계가 대형마트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한편 이날 선포식은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평소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강조해 온 정 부회장은 캐주얼 차림으로 등장해 15분간 직원들에게 이마트 웨이를 직접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달라진 이마트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정 부회장은 선포식 바로 전날 한 시간 이상 직접 리허설을 하는 등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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