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코노 피플] 코오롱그룹 이웅렬회장

중앙일보

입력

이웅렬(李雄烈) 코오롱그룹 회장은 "앞으로 2년안에 그룹의 부채비율을 1백% 이하로 낮추고 3년안에 각 계열사의 시장가치를 30배이상 높이겠다" 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03년까지 인터넷과 정보기술(IT).바이오 머티어리얼.벤처투자 등 3개 미래 핵심사업에 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李회장은 96년 1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18일 본사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지난해 말 신세기통신 지분을 매각, 8천4백억원 정도를 남기고 그룹 부채비율을 1백57%로 낮췄다" 며 "급변하는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확실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李회장은 "전문경영인이(나보다)그룹 발전에 더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그룹을 떠나 투자자로 남을 생각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 코오롱의 구조조정 상황은.
"26개였던 계열사를 15개로 줄였다. 직원들을 떠나 보내고 계열사를 팔면서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핵심 사업군 중심으로 사업을 조정했고 지난해 12월 신세기통신 지분을 팔면서 구조조정을 거의 끝냈다. 그러나 진정한 구조조정은 이제부터라는 생각이다. "

- 신세기통신 지분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파괴를 통해 새로운 씨를 뿌린다는 생각으로 결심했다. 포철 유상부 회장과 통신산업의 미래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고 서로 의기가 투합했다고 볼 수 있다. 유회장에게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미국의 골드러시 때 금광을 갖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청바지와 곡괭이를 만드는 회사도 많은 돈을 벌었다. 청바지와 곡괭이 제조회사가 바로 인터넷과 IT사업이다. "

- 미래 주력사업에 대한 투자는 어떻게하나.
"인터넷과 IT사업은 코오롱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인터넷 포털.전자상거래.인터넷 중개.금융사업 등을 벌이겠다. 코오롱상사의 경우 레저.스포츠 분야의 포털사이트 구축을 준비중이며, 정보통신은 기업대 기업간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오사업은 현재 미국에서 특허출원 및 동물임상실험을 끝낸 '유전자 조작을 통한 퇴행성 관절염 및 손상인대 치료제' 인 티슈진 개발에 6천만달러를 투자한다. 곧 코오롱중앙연구소안에 '바이오 머티어리얼 R&D센터' 를 설립해 ㈜코오롱.제약.유화와 공동 연구로 생명공학 신규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벤처투자 사업을 위해 1천억원 정도의 펀드를 조성했다. 여러 분야에 투자하고 가능성이 보이면 큰 돈을 집어넣을 계획이다. "

- 모든 계열사에 스톡옵션'(주식선택매수권)'을 도입하나.
"오는 3월 계열사별로 주총을 갖고 스톡옵션 도입과 관련한 정관 변경을 추진할 것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각사별로 주총 전까지 제도를 만들 것이다. 코오롱상사가 1998년부터 시행중인 이익분배 개념인 'BOSS 제도' 는 반응이 아주 좋다. 올해부터 전 계열사로 확대할 것이다. 회사가 창출한 이익의 20%가량은 임직원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

- 올해 각 본부장(임원)에게 '맨손 브리핑' 을 하도록 했다는데.
"준비된 보고서를 읽고 듣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본부장을 맡았으면 자신의 사업과 관련된 모든 수치.전략.문제점.해결 방안까지 꿰차고 있어야 한다. 사업을 잘 모르면서 어떻게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겠는가. '맨손 토론' 때 전문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자리하며 투자자들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본부장들은 '원 스트라이크' 다. 삼진(스리 스트라이크)이 되면 프로야구처럼 아웃되는 것이다."

- 요즘 관심사는.
"기업들의 경영환경 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의 방식 자체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기업이고 개인이고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발상의 전환 없이는 미래도 없다. 모든 계열사와 사업 분야에서 인터넷과 IT가 자유자재로 접목되어 활용돼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본다. "

- 오너 모임인 전경련이 불필요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제 혼자 사는 시대가 아니다.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중요하고 각 그룹이 지식경영을 공유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시대 흐름에 따라 재계도 '젊은 사람' 들이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젊은 오너들이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 각 그룹이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은퇴를 얘기하기는 아직 너무 빠르긴 한데….
"(내가)그룹에 공헌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전문경영인)이 더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언젠가 은퇴할 것이고 그 이후에는 사회사업을 하고 싶다. 어려운 사람, 혜택받지 못한 사람도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