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傳統酒 : 전통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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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술로 ‘막걸리’만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술의 형태와 제조방법, 부재료의 사용여부, 술 빚는 시기와 횟수, 술 익히는 기간 등에 따라 그 종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구분법인 제조방법에 따르면 술은 크게 발효주와 증류주로 나뉜다. 통밀을 물과 반죽해 적당히 발효시킨 누룩에 쌀·찹쌀 등의 곡물과 깨끗한 물을 함께 넣어 버무린 후 술독에 넣어 발효시키면 노란빛의 맑은 물이 떠오르는데 이것이 약주(청주)다.

 발효시킨 술덧(누룩·쌀·물의 혼합체로 청주를 떠내기 전 상태)을 체로 거칠게 걸러내 물을 타거나 약주를 떠내고 남은 술덧에 다시 물을 넣고 섞은 뒤 체로 걸러내 것이 탁주다. 혼탁한 술을 모두 일컫는데 도시 서민부터 시골 농민까지 기호층이 넓은 막걸리가 대표적이다.

 이와 달리 술덧을 솥에 넣고 소줏고리(소주를 내리는 재래식 증류기)에서 끓이면 술덧의 알코올 성분이 기화돼 이슬로 맺히는데 이를 받아낸 것이 전통식 소주다. 약주와 탁주는 발효주에, 소주는 증류주에 속한다. 전통주 전문 교육기관 ‘수수보리 아카데미’의 조효진 주임교수는 “국내에서는 고려시대 원나라로부터 증류법이 도입되면서 소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오랫동안 약용으로 음용되다가 조선시대에 와서야 술로 마시게 됐다”며 “소주와 같은 증류주는 발효주에 비해 맛이 깔끔하고 도수가 높다”고 설명했다.

 몇년 새 막걸리가 재조명되면서 막걸리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그러나 술맛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소주 예찬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막걸리로는 명주를 만들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막걸리는 신선함이 생명이다. 하루라도 빨리 마셔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쉽게 상해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깊은 맛을 담지는 못한다. 진정한 애주가들이 소주를 찾는 이유다. 깔끔한 맛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풍미, 어느 요리와도 잘 어울리는 맛도 소주가 사랑받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을 대표하는 맛으로도 손색이 없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황정옥" 촬영협조="수수보리"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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