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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해쑥과 햇꽃게·햇차·햇포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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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봄이다. “도다리에 해쑥을 더하는 순간 봄의 맛이 완성된다.” ‘해쑥’은 그해에 새로 자란 여린 쑥을 말하는데, ‘해-+쑥’으로 구성돼 있다. ‘해-’는 ‘그해에 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어두음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일부 명사 앞에 붙는다. 같은 뜻의 접두사 ‘햇-’은 어두음이 예사소리인 일부 명사 앞에 붙는다. 햇감자, 햇과일, 햇병아리 등.

  다음 예들을 보자. “햇꽃게 맛이 참 좋다.” “당일 아침 제주에서 따온 찻잎을 덖어 유기농 햇차를 만들고 시음하는 행사가 열린다.” “햇키위 맛보세요.”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의 맛과 향기, 빛깔이 이런가요.” 현행 맞춤법대로라면 햇꽃게, 햇차, 햇키위, 햇포도주 등의 ‘햇’을 해쑥, 해콩, 해팥처럼 모두 ‘해’로 바꿔야 한다.

  접두사 ‘해-’는 어두음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일부 명사 앞에 붙는다고 했다. 어두음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명사 앞이 아니라 ‘일부’ 명사 앞이라고 해서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해-’를 허용함으로써 ‘햇-’의 ㅅ이 마치 사이시옷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접두사 ‘해-’와 ‘햇-’을 ‘햇-’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언어생활을 편하게 만들 것으로 본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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