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매장 로열층 '디지털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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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전문업체인 전자랜드21 강남점은 최근 1층을 디지털 매장으로 바꿨다.

종전에 간판상품으로 1층에 전진배치해오던 냉장고.세탁기.가스레인지는 다른 층으로 올렸다.대신 컴퓨터와 디지털 TV.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오디오.비디오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밀레니엄 숍'' 이란 이름으로 새단장했다.

디지털 붐을 타고 시중 전자제품 매장에도 디지털 제품이 아날로그 제품을 밀어내는 세대교체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컴퓨터.정보통신이 융합된 차세대 디지털 제품이 새천년의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유통업체마다 디지털 ''모시기'' 에 열심이다.

주요 백화점과 각 전문점의 매장 진열대는▶아날로그 TV→디지털 TV▶일반 카메라→디지털 카메라▶아날로그 휴대폰→디지털 휴대폰▶카세트→MP3▶게임기→DDR로 바뀌는 추세다.

전자랜드21 강남점의 경우 1층을 디지털 밀레니엄 매장으로 바꾸자 신세대 고객이 부쩍 늘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신세대와 젊은 주부층의 디지털 감각에 맞춘 게 주효한 것같다" 며 "고객과 매출이 30% 정도 늘었다" 고 말했다.

그동안 가전판매업체들은 구매력이 큰 일반주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방가전제품을 로열층에 진열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들 가전제품의 매출이 급속히 떨어져 판매업체들이 잇따라 재단장에 나서고 있는 것. 여기에 삼성.LG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차세대 주력으로 디지털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매장의 세대교체를 재촉하고 있다.

특히 전자랜드는 1층을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매장으로 꾸몄다.홈쇼핑을 원하는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이 매장의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 용산대리점도 지난해 말 디지털매장으로 전면개편했다. 이 매장은 전자랜드21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디지털 제품만을 진열해 팔고 있다.

또 사이버를 상징하는 밀레니엄 색상으로 푸른 색을 정해 매장을 새롭게 단장했다.

LG.대우전자도 ''21세기 유통망'' 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제품 전문매장을 꾸밀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현대.미도파백화점은 디지털 가전제품을 매장 앞으로 내세워 고객들의 시선끌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LG전자 코너의 경우 디지털TV(64인치, 1천2백76만원) 등을 간판으로 앞세워 디지털 제품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문매장을 따로 꾸미지 않았으나 디지털TV.디지털 카메라 등을 브랜드별로 전진배치해놓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TV 시대가 활짝 열리는 2~3년을 분수령으로 기존 아날로그 제품은 대부분 디지털로 바뀌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종태.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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