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류현진·윤석민, 같이 울다가 함께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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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화의 류현진이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장성우에게 던진 공이 볼로 판정되자 웃음을 지으며 아쉬워하고 있다. 3연패로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던 류현진은 이날 8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줬으나 2실점으로 막아냈다. 팀은 4-2로 승리했고 류현진도 첫 승을 신고했다. [대전=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의 왼손 기둥투수 류현진(24)이 3전4기 끝에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공교롭게 올 시즌 첫 패를 안긴 롯데가 제물이 됐다.

 류현진은 20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줬으나 2실점으로 막아내 4-2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구속 150㎞를 찍은 직구와 서클체인지업을 섞어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볼넷을 3개 내줬지만 삼진도 6개나 솎아냈다. 투구 수는 122개.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전준우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선취점을 내줬다. 2사 1·2루에서 홍성흔에게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맞았다. 이 틈에 롯데의 2루 주자 황재균이 홈인했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1회와 2회 각각 2득점씩 지원사격을 해 주자 안정을 찾았다.

 4-1로 앞선 3회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조성환-이대호-홍성흔을 내야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이후 7회에 추가 실점할 때까지 롯데 타선은 류현진에게서 안타를 얻어 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1회 실점 뒤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부담이 사라져 오히려 편해졌다. 곧바로 타선이 점수를 내줘 편하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KIA 윤석민이 6회 말 1사 1, 2루에서 가코(삼성)를 병살로 처리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올 시즌 류현진은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패만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8.27이나 됐다. 야구 관계자들은 “구위가 떨어졌다” “볼끝이 좋지 않다”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류현진은 “상대 타자들이 잘 친 것”이라고 담담해했다. 하지만 부진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팀 전력 약화로 타선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다 보니 자신 있는 투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

 해법은 ‘지난해 류현진’에서 찾았다. 류현진은 그동안 팀 승리를 위해 1회 첫 투구부터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투구 수가 늘어나 경기 후반에 힘이 떨어지고 타자들이 적응하면서 공략당했다. 장점인 완급 조절 능력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20일 경기에서 “지난해처럼 ‘천천히’ 던졌다”고 말했다. 슬슬 던지다 위기 때면 힘을 낸 것이다. 류현진은 “초반 제구가 좋지 않았지만 던지면서 밸런스를 잡았다. 직구도 좋아 서클체인지업도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SK 김광현(23)과 KIA 윤석민(25)은 희비가 엇갈렸다. 윤석민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6이닝을 7피안타·7탈삼진·무실점으로 막고 3-0 승리를 책임지며 3전4기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최희섭은 0-0으로 맞선 4회 초 1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쳐 윤석민의 승리를 거들었다. 반면 김광현은 또 무너졌다. LG와의 인천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안타를 맞고 6실점(3자책점)하며 3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SK가 4-9로 져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17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던 김광현은 2패째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6.23까지 치솟았다. 두산은 잠실에서 선발 김성배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넥센을 7-3으로 꺾고 2연승 했다.

대전=허진우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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