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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1위 수성…6주간 7백만 동원

중앙일보

입력

이번주도 역시 8십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디즈니의 〈타잔〉이 1위를 지켰다. 따라서 〈타잔〉은 연말시즌 별다른 개봉 화제작 없이 6주 동안 7백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대로라면 디즈니의 프랑스 최고 흥행작 〈라이온 킹〉의 천만명은 못해도, 역대 2위인 〈알라딘〉의 7백5십만명은 넘어설 전망이다.

개봉 5주 동안 3백만을 넘긴 〈007 언리미티드(Le monde ne suffit pas)〉는 여전히 2위이고, 티벳의 실제 삶을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화면에 담은 〈히말라야, 지도자의 어린시절(Himalaya, l'enfance d'un chef)〉과 〈저스트 메리드..(Just Married... ou presque)〉로 개봉한 리차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의 〈런어웨이 브라이드〉는 순위를 바꾸어 각각 3위와 4위를 지켰다. 〈시간의 종말(La Fin des temps)〉로 개봉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엔드 오브 데이즈〉도 〈아메리컨 파이〉와 순위를 바꾸어 5위와 6위를 기록했다. 특히, 〈히말라야, 지도자의 어린시절〉은 5위로 개봉했지만 언론의 호평과 함께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순위가 매주 상승해, 같은날 개봉했던 〈엔드 오브 데이즈〉와 상반되는 양상을 보였다.

제목에서와 같이 〈히말라야, 지도자의 어린시절〉는 티벳과 네팔의 경계에 있는 티벳 문화의 최후 보류로 알려진 돌포의 지도자의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을 영화화했다. 실제로 3년간 돌포에 거주한 경험을 가진 에릭 발리 감독과 비전문 배우인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이 영화는 흔히들 생각하는 티벳의 종교적 색체보다는 실제 삶에 촛점을 맞추었다. 이미 로까르노 국제영화제나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소개되어 호평을 받은 작품이며, 개봉 당시 르 피가로의 끌로드 베네르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나를 열광케하는, 한마디로 고귀한 영화이다"라고 최고의 찬사를 보냈었다.

〈남과 여(Un homme et une femme)〉의 감독인 끌로드 르루쉬(Claude Lelouch)의 새영화 〈모두를 위한 하나(Une pour toutes)〉는 421개 극장에서 139,087명이 관람하여 7위로 개봉했다. 지난주 개봉영화로는 유일하게 박스오피스에 올랐다. 네명의 여자 배우들이 연기력 향상을 위해 백만장자를 유혹하려다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가벼운 내용의 코미디로 대부분의 언론은 르몽드의 "미모의 여배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감독의 의도가 역력히 보인다"와 같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라붐〉시리즈나 〈유 콜 잇 러브〉의 작가인 다니엘 톰슨의 감독 데뷰작인 〈크리스마스 트리(La Buche)〉는 8위, 아마존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찾는 꼬마와 두 할머니의 수다가 섞인 어드벤처형 코미디 〈프랑스인의 아들(Le Fils du Francais)〉은 9위, 지난주 개봉영화로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던 삼 카르만의 첫번째 장편영화 〈케네디와 나(Kennedy et moi)〉 10위이다.

그외, 박스오피스에는 들지 못했지만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 중 주목할 만한 영화로는 디즈니의 아이맥스영화 〈판타지아 2000〉과 빠울로/비또리오 따비아니 형제의 〈카오스II(Kaos II)〉로 개봉한 〈Tu Ridi〉 등이 있다.

〈판타지아 2000〉은 1940년 작품인 〈판타지아〉를 아이맥스용 영화로 다시 만든 작품으로 원작의 감독인 제임스 앨가가 작업을 시작했지만 98년에 타계하여 〈노트르담 곱추〉에서 디즈니와 작업한 경험이 있는 개딴/뽈 브리찌 형제가 바톤을 이어받아 완성시킨 작품이다. 50년 이상의 시간적 차이가 있지만 전작과 다를게 없다는게 프랑스 언론의 지배적인 평이다.

77년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뻬드레 뻬드로네(Padre padrone)〉의 감독 빠울로/비또리오 따비아니 형제의 98년 영화 〈카오스II(Tu Ridi)〉는 84년 이들 감독이 만든 〈카오스〉의 연장선에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태리의 노벨상 수상작가 루이지 삐란델로(Luigi Pirandello)의 원작소설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작품이다(그래서 원제인 〈Tu Ridi〉 대신 〈카오스II〉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30년대 로마를 배경으로 웃음을 멈추지 못해 자살을 결심하는 전직 바리톤 가수에 대한 에피소드와 백년이라는 시간적 차이를 두고 시실리에서 일어나는 2번의 납치사건에 대한 에피소드 등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다. 원제인 〈Tu Ridi〉는 첫번째 에피소드인 "자네 웃는군"이라는 의미이다.

예술채널로 유명한 아르뜨의 영화책임자 요안 암자그는 르몽드에 기고한 "웃음이 비극이 될때"라는 글에서 "따비아니 형제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완벽하게 재현한다. 마치 시실리아의 묵시록과 같이 잔인하도록 감동적이고 비극적인 영화를 자신들의 장기인 카메라가 옮기는 객관적 시선을 사용하여 다큐멘터리와 같은 화면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감독 앞에서 우리는 끝까지 웃을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덧붙임: 1윌5일 개봉영화 결과는 단연 브루스 윌리스의 〈식스센스〉이다. 그외 스파이크 리의 〈샘의 여름(Summer of Sam)〉이나 아톰 에고이안의 99년 깐느영화제 출품작 〈펠리치아의 여행(Felicia's Journey)〉, 9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최고 이슈였던 러시아영화 〈그 나라에서는..(V toj strane)〉 등 주목할 만한 많은 작품들이 개봉했다. 이들 작품들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자세히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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