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기분에 맞춰 작동하는 컴퓨터 개발

중앙일보

입력

인간의 감정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신체상의 변화를 읽어들여 사용자의 기분에 맞춰 작동하는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IBM은 손의 맥박과 체온, 미세한 움직임이나 땀 등을 포착할 수 있는 ''감정 마우스''를 개발해 연구 중이며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미디어실험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컴퓨터 마우스를 개발 중에 있다.

이들 마우스는 일반 컴퓨터 마우스와 모양은 똑같지만 버튼이 구리로 덮이고 측면에 적외선 포트가 설치돼 손의 상태을 통해 신체상의 변화를 읽어 컴퓨터로 정보를 전송한다.

IBM은 이미 1세대 마우스를 거쳐 2세대 감정 마우스를 개발해 놓고 있으며 2세대 마우스의 경우, 사용자가 30분 가량 마우스에 손을 얹고 기쁨과 슬픔, 분노 등의 감정상태에 따른 신체상의 변화를 컴퓨터 입력하면 이후 컴퓨터가 사용자의 감정상태를 75%까지 맞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실험실내의 연구단계에 있지만 컴퓨터의 감정연산이 실용화되면 컴퓨터 화면이나 작동 속도, 게임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의 감정상태에 맞게 달라지는 것은 물론 여론이나 시장조사에서도 응용될 수 있는 등 사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컴퓨터 이외에도 인간의 감정을 측정하는 센서를 이용해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운전대에서 소지자가 공포감을 느낄 때 경찰에 자동적으로 신고되는 열쇠고리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관계된 곳에는 모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가 인간의 감정을 읽을 수 있게 만듦으로써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를 더욱 밀착시키려는 ''감정연산''은 기술개발 보다는 인간에 대한 설득이란 더 큰 장애물을 앞에 두고있다.

사용자가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컴퓨터를 ''스파이''로 간주한다면 아무도 이를 사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란 점 때문이다.
감정연산 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감정을 읽어들이는 컴퓨터가 사용자에게 도움이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입증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들은 또 "컴퓨터가 측정할 수 있는 감정은 신체상으로 드러나는 것 뿐이며 내면의 모든 감정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처럼 컴퓨터가 인간의 감정을 읽어들여 인간을 지배하는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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