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층, 김정은 네 차례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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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18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사진)의 중국 방문 계획과 관련, “중국이 김정은 방중에 대해 문서로 된 초청장을 준 게 아니라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 고위 인사들이 구두로 초청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회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원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국정원 관계자도 정보위에서 “북한을 방문한 중국 고위층 인사들이 네 차례에 걸쳐 김정은을 초청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초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달 말이나 5월 초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할 걸로 보인다.

 원 원장은 북한 후계구도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 이행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며 “최근 열린 제7차 최고인민위원회에서 김정은을 부위원장에 앉히지 않은 건 경제사정이 굉장히 나빠 후계작업을 가속화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1월 이후 모든 세대와 기관, 기업소 등을 대상으로 ‘군량미 헌납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식량통제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 원년으로 정한 내년의 정치 행사와 3대 세습 체제 구축 등을 위해 식량통제를 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에 보고한 지난해 곡물 생산량은 2009년에 비해 10만t 늘어난 511만t으로, 예년과 비교하면 식량 사정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이 2월 중순 싱가포르에서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관람하고 호화 쇼핑을 했을 때 북한 고위층 2세 모임인 ‘봉화조’의 일부 멤버와 동행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봉화조 멤버가 마약 밀매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그런 일이 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번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승현·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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