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질 외교’… 또 카터가 데려오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미국인 남성 1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다. 지미 카터(Jimmy Carter·사진) 전 미국 대통령 등 전직 서방 국가수반 4명의 26일 방북을 앞두고 이런 사실이 공식 확인돼 북한의 ‘인질 외교’가 재연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터는 지난해 8월 평양에 들어가 7개월째 북한에 억류돼 있던 대북 인권활동가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데리고 나왔다.

 미 국무부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12일(현시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인 한 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며 “이 미국인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석방해 주기를 북한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미국인의 북한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다”며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이 미국인에 대한 영사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 방북을 통해 석방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토너 부대변인은 “그는 이런 분야의 전문가”라고 언급하며 기대를 내비쳤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인 이 남성은 기업인으로 북한 입국 사증(비자)을 발급받고 북한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부터 억류됐다. 당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전후한 때로 남북·북미 관계가 극도로 긴장됐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미국인 억류를 식량 지원 등 여러 협상에서 쓸 수 있는 하나의 카드로 여긴다”며 “그러나 미국은 억류 문제를 다른 안건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