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 Reed의 사회변혁 운동이 집약된 걸작 〈Transforme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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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 Reed의 솔로 데뷰작 〈Lou Reed〉('72) 발표이후 치루어진 영국공연에서 그의 음악성에 깊은 감명을 받은 David Bowie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영국 Trident Studio에서 제작된 Lou Reed의 걸작 〈Transformer〉는 동시대 뿐만 아니라 이후 록 음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게 되고 그를 '문화의 이단아'로 세상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Transformer〉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65년부터 Lou Reed가 활동했었던 Velvet Underground가 음악계에서 재조명되기 시작했으며 〈Transformer〉는 Velvet Underground가 추구했었던 문화에 대한 변혁운동이 집약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Lou Reed에게 있어 뉴욕이라는 도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데 뉴욕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로 인해 부패한 도시로 인식되지만 그가 태어나고 성장한 고향으로써의 애정 또한 각별하다.부패와 부조리 속에 태어나 사회의 어두운 면을 회피하기 보다는 시적인 표현과 도발적인 음악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Transformer〉 전반에 짙게 베어져 있다.

당시 포크 음악이 주도했던 저항운동과는 다른 록의 영역에서 재기된 Lou Reed의 음악은 미국 음악계뿐만 아니라 영국의 David Bowie, T Rex등이 주도한 글램 록계와 '70년대 중반 어려운 사회 상황하의 영국 음악계 내에서 저항운동을 주도한 Sex Pistols, Clash등의 펑크 록 계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David Bowie의 백킹 보컬이 돋보이는 'Satellite Of Love' 나 'New York Telephone Conversation', 글램 록 계열의 'Make Up' 등의 곡들에서 Lou Reed의 사상이 잘 드러나 있지만 〈Transformer〉 앨범의 절대적 가치는 'Walk On The Wild Side'와 'Perfect Day'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Lou Reed의 대표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앞서 언급한 부패한 도시 뉴욕을 험난한 세상으로 묘사하며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보통사람 Holly, Candy, Little Joe, Jackie에 관한 이야기가 최면효과를 일으키게 하는 반복적이고 도발적인 리듬의 전개 속에서 강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분명 Lou Reed는 'Walk On The Wild Side'를 통해 Simon & Garfunkel이 '70년 발표한 'Bridge Over Trouble Water'식의 세상보기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본다. Lou Reed는 세상 사람들에게 퇴폐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순탄하지 못한 길을 기꺼이 걸어 보라고 권유(Take A Walk On The Wild Side)하며 사회의 어두운 부분과 가리고 싶은 부분을 노출시키고 만다.

또다른 명곡 'Perfect Day'는 시적인 가사 내용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선율로 더욱 가슴에 와닿는 색다른 느낌의 곡인데 'Perfect Day'에서 말하는 완벽한 날은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영화를 한편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식의 단순한 평온이다. 현실의 굴레를 탈피하고 싶은 사람들의 조그만 바램으로써 '완벽한 날'의 의미는 너무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헐리우드식 영화에 길들여 있는 우리의 시각으로 본다면 미국 빈민들이 꿈꾸는 완벽한 날은 당연히 아무런 간섭이나 강박관념도 필요없는 이름 모를 카리브 해안의 해변에서 나무그늘 아래 미녀를 곁에 두고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Lou Reed는 가지지 못한 자들에 관한 깊은 통찰력을 'Perfect Day'를 통해서 잘 묘사해주고 있다. 다소 졸리운 듯한 특유의 목소리,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애잔하게 흐르는 현악의 화음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Perfect Day'가 수록되었던 영화 〈Transpotting〉 속의 인물들의 일탈된 생활과 방황하는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Perfect Day' 후반부에 등장하는 가사내용처럼 자신이 뿌린 대로 자신이 거둬들일 수 있는 그런 완벽한 날을 꿈꿔본다.
Oh, What A Perfect Millen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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