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공개한 지난해 후원금 내역을 보면 일부 의원이 소속 국회 상임위원회와 관련 있는 곳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임위와 관련된 후원금은 기획재정위·정무위·국토해양위 등 이른바 ‘힘센 상임위’에 집중됐다.
금융 정책과 관련한 입법을 하는 재정위 소속의 민주당 이종걸·조배숙 의원은 S파이낸스사 회장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등이 담당인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K은행 본부장에게서, 같은 당 이사철 의원은 D증권사 대표로부터 역시 500만원씩을 받았다.
국토위에선 한나라당 허천 의원이 운수회사인 K고속 관계자들에게서 모두 1500만원을 받았다. 또 대한약사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I제약회사 회장에게서 36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의원은 “ 후원금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지 업무와 관련성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공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거둔 의원도 많았다.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은 지역구(부산 연제) 구청장·시의원과 구의원 4명으로부터 5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을 받았다. 또 지역구 산하의 체육회 간부에게서도 500만원을 받았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도 지역구(대구 수성갑) 구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민주당에선 박상천 의원이 지역구(고흥-보성) 군의원 2명에게서 850만원을, 정동영 최고위원이 전·현직 전북도의원 2명에게서 840만원을 각각 받았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