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워런 버핏을 꿈꾸는 미국 프린스턴대생 강지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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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20·미국 프린스턴대 1)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호주로 이민 갔다. 명문사립고인 시드니그래마스쿨에 장학생으로 합격해 1년 학비 2000여 만원인 이 학교를 6년간 무료로 다녔다. 글로벌인재를 목표로 해외대학 진학을 꿈꾼 후, 미국 프린스턴대·코넬대·NYU(New York University)와 영국 옥스퍼드대에 동시 합격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워런버핏을 꿈꾸며 시드니에서 출발한 공부여행』을 쓴 그를 e-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명문대 합격 비결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즐겨야 한다.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도 공부 자체에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시험자체를 즐기고, ‘이번 시험에서는 전과목 A를 받겠다’처럼 명확한 목표를 세운 후 철저히 계획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도 중요하다. 고교시절 방과 후에 했던 오케스트라, 조정, 물리 올림피아드, 체스 등 과외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시험을 망치거나 상심하는 일이 있어도 쉽게 떨쳐냈다. 대입은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므로 스스로 완급을 조절하고 인내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SAT(Scholastic Assessment Test,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 과정을 알려달라.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은 10학년(고 1)때 처음 했다. 호주에는 한국처럼 SAT 전문학원이 없어 정보 입수부터 계획 세우기까지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 SAT는 어려운 시험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학기 중에는 시간이 모자라 방학 때 몰아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방학 때 하루에 모의고사 1개씩 풀었다. 실전연습을 하기 위해 시험시간과 동일한 3시간30분을 정확히 지켰다. 스톱워치를 이용하면 시간도 잘 지킬 수 있고, 긴장감을 유발해 집중력을 높일 수도 있다. SAT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시기는 자신이 원하는 모의고사 점수를 받은 후다. 이 때쯤이면 문제유형을 거의 외워 반복학습이 지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참고 견뎌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SATⅠ의 수학, SATⅡ의 수학Ⅱ·물리·화학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책 제목에 ‘제2의 워런버핏을 꿈꾼다’는 내용이 있는데.

“난 수학과 경제학이 적성에 맞는다. 대학 졸업 후 MBA 과정을 거쳐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 워런버핏은 투자의 귀재라 롤 모델로 삼은 것이다. 현재 그의 투자 수익률 기록을 능가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투자실력 뿐 아니라 기부활동에도 깊은 존경을 표한다. 빌게이츠 재단에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를 기부했고, 부유층의 기부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나는 시드니그래마스쿨과 프린스턴대의 장학금 등 사회에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워런버핏처럼 성공해 내가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이비리그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한다면 상위권의 내신 성적과 만점에 가까운 SAT점수가 필요하다. SAT는 벼락치기로 준비할 수 없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꾸준히 해온 과외활동도 중요한 평가요소다. 합격을 위해선 이런 기본적인 요소 외에 남들과 차별화된 면이 있어야 한다. 한두 가지 자신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내 경우엔 12학년(고 3)때 양자역학 논문을 쓴 것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바닷가재를 요리할 때 껍데기가 푸른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는 현상을 양자역학으로 설명한 논문이다. 수험생 신분으로 8개월의 시간을 투자해 논문을 완성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또 운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알아두자. 특정학교나 프로그램만 고집하지 말고, 폭 넓은 대학목록을 만들어 여러 곳에 원서를 제출할 필요가 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북앤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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