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면회 부활’에 부푼 꿈 … 연무읍 깨끗·친절운동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9일 오전 11시쯤 충남 논산시 연무읍 번화가. 음식점 등 상가 주인들이 대청소를 하고 있었다. 낡은 테이블과 의자 등은 새것으로 바꾸고 낙서로 지저분해진 벽과 유리창은 깨끗하게 닦았다. 시청 직원들도 깨진 보도블럭을 교체했다. 상인들은 가게 앞과 주차장 바닥에 금이 간 곳을 때웠다. 기름때 등으로 찌들은 종업원들의 유니폼도 모두 새것으로 바꿨다. 상가마다 출입구에는 ‘친절하게 모시겠습니다’ 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상인들의 이같은 대청소는 지난해에는 보지 못했던 일이다.

 그러나 최근 훈련소 신병 면회제도가 부활 되면서 입영 장정 부모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대청소에 나선 것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은수(56)씨는 “훈련소 신병 면회제도가 부활돼 연무읍 상인들은 손님 맞이로 기대에 부풀어 있다”며 “손님들에게 최대한 친절을 베풀어 기억에 남는 연무읍을 만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연무읍에는 육군양성 소요의 절반 가까이를 훈련시키는 전국 최대 논산 훈련소가 있다. 이 훈련소에는 연간 100만 여명의 입영장정과 가족이 찾고있다. 때문에 요즘 연무읍 상인들은 신바람이 났다.

 훈련소 신병 면회가 13년 만에 부활 된 가운데 육군훈련소가 있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 상인들이 최근 결의대회를 열고 친절 전령사가 될 것을 다짐했다.

 6일 연무체육관에서 열린 결의대회를 통해 음식업소, 숙박업소, 휴게음식점 대표들은 ‘단정한 용모와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할 것’이라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손님이 보기 쉽도록 영업소 내·외부에 가격표를 붙이고 가격표대로 요금을 받겠다는 약속도 했다. 청결하고 신선한 양질의 음식을 제공할 것도 서약했다.

 운수업체 대표들도 승객을 최단거리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모실 것, 자동차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정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아울러 이들은 회사명과 자동차 번호와 운전자 성명 등이 적힌 표지판을 차 안에 게시할 것, 부당한 요금을 요구하지 않을 것 등을 다짐했다.

 주유업소 대표들은 유류가격 표시판을 설치하고 가격표시제를 위반하지 않을 것, 유사석유를 판매하지 않고 정량 정품의 제품만을 판매하겠다고 했다. 등록 또는 신고한 상호와 다른 상호를 사용하면서 판매하지 않을 것, 등유를 휘발유나 경유 차량 연료로 판매하지 않을 것 등도 결의했다.

 행사에 참석한 500여 명의 읍민들은 이와 함께 입영장정과 면회객들에게 고객감동의 친절서비스를 제공해 다시 찾고 싶은 연무읍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결의대회 후 참석자들은 가두캠페인을 벌이며 주민 모두가 친절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