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하는 '겨울 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예화랑에서 지난 1년간 전시회를 가졌던 작가 11명이 모여 조근조근 '겨울 이야기'를 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1995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UN후원 예술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김원숙씨를 비롯하여 곽훈.김웅등의 중견급 작가들과 한국 화단의 차세대 주자로 손꼽히고 있는 최인선.최선호씨등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겨울 이야기'는 생명력과 희망을 상징하는 봄을 기다리는 이미지를 새천년의 시작을 준비하는 형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동양적인 정서에 뿌리를 두면서 특히 한국의 전통문화를 회색톤과 황갈색 톤으로 내적인 생명의 흐름으로 표현하고 있는 곽훈씨의 작품은 21세기 한국 미술계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세계를 오직 그림자로서만 그 진실을 보여주려는 작가'로 평가 받아온 김웅씨의 상징적인 내면풍경과 명상적 추론의 세련미도 주목할 만 하다.

김웅씨의 작품이 탁월한 감각과 기량이 돋보인다면 김원숙씨의 그것은 담백한 정서로 마치 일기장을 펴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이미 국내외적으로 대단한 명성을 얻고 있는 이들의 원숙한 작품성과 함께 1996년 대한민국 대전을 수상한 양만기씨의 '다윈(DARWIN)'시리즈가 보여주는 복제성, 한가지 색조의 미니멀적인 경향을 보이고 잇는 장승택씨의 부드러움과 팽팽한 긴장감은 젊은 작가들의 독특한 일면을 보여준다.

저마다의 색깔이 선명하면서도 재미있는 조화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의 작품과 함께 올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