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 경영혁신 명분 무차별감원에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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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정부기관의 통폐합에서도 정당한 정리해고 절차없이 잉여인력을 감원하는 것은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한 해고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나왔다.

중노위의 이번 판정으로 경영혁신을 명분으로 한 공공기관의 무분별한 정리해고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장임원 대표이사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을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장 대표이사는 한국식품위생연구원과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이 지난 2월6일 폐쇄돼 같은 날 신설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합병된 후 해고된 이한열씨 등 20명의 전한국식품위생연구원 직원들과 벌어진 `부당해고' 초심 다툼에서 지자 재심을 냈다.

중노위는 "`특수법인이 신설돼 종전단체의 기능을 흡수하고 그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경우, 해산된 단체의 소속직원에 대한 별도의 승계여부 규정이 없다면 고용관계가 신설 특수법인에 자연히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식품위생연구원이 해산됐음에도 직원들의 사표제출 또는 퇴직금 수령 등 어떠한 근로관계 청산징표도 없기 때문에 고용관계가 승계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고 밝혔다.

중노위는 특히 "`정부 출연.위탁기관 경영혁신 추진계획'에 따라 고용관계를 승계한 이상 잉여인력의 감원필요성은 인정되나, 감원 때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소정의 정리해고 절차를 거쳐야 하며 업무능력 심사 등 형식적 평가만으로 해고한 것은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당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식품위생연구원 직원이었던 이씨 등 20명은 보건의료관리연구원과의 통합으로 연구원이 폐쇄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합병된 이후 같은 달 27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채용이 배제돼 해고됐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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