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멜라민 파동 이후 수법 고도화 '소가죽 섞인 우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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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교수의 ‘Hot Issue & Cool Answer’

김석진 교수

2008년에 발생한 멜라민 분유 사건으로 중국에서 6명의 아기가 사망하고 30만명이 멜라민으로 오염되었었다. 멜라민은 우유의 양을 늘리기 위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고의적으로 집어넣은 비인간적인 행위라는 것을 이미 이 컬럼에서 다룬바 있다 . (▶ 또 ‘멜라민 분유’ 진짜 이유는 바로가기)

하지만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우유에 유해물질을 서슴없이 집어넣는 파렴치한 행위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2009년 3월 중국정부에 의해 한 우유업체가 문을 닫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 회사에서 만든 우유에 소가죽 성분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우유에 소가죽 성분이 들어있었던 이유는 희석된 우유에 멜라민을 넣은 것과 동일한 이유에서 였다. 물로 희석한 우유가 검사시 무사히 통과하기 위한 부정행위였다. 단백질 구성 성분 중의 하나인 질소(N)는 우유의 단백질 함량을 검사하는데 사용되는 검사지표이다. 멜라민은 질소성분이 다량 들어있기 때문에 희석된 우유에 이 물질을 섞었던 것이다. 한편 소가죽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희석된 우유에 섞어 검사시 단백질 함량이 정상인 것으로 보이기 위함이었다.

소가죽 단백질은 멜라민 파동 이후 강화된 검사 방법을 피하려는 고도의 수법이다. 우유도 소에서 나온 것이라 검사시 소가죽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우유 단백질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않다. 하지만 소가죽을 처리하는데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이 우유에 함께 섞이기 때문에 소가죽 우유는 멜라민과 마찬가지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유해물질 함유된 유제품의 생산을 근절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거의 50%에 달하는 우유업체들의 생산을 중단시켰다고 한다. 총1176개 유제품 생산업체들 중 426곳이 제조면허의 갱신을 받지 못하였고, 107 업체는 공정 개선 요구 조치를 받았다. 또한 멜라닌이 함유된 유제품의 검사와 함께 소가죽 단백질이 들어간 제품의 검사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먹거리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이 나라의 한사람으로써 중국정부의 이러한 강력한 조치가 단순히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과 기업문화의 기틀을 바로 잡는 기점이 되기를 마음속 깊이 바래본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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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진 교수는 구강 감염학과 면역학 전문의로 환경성질환을 비롯한 현대질환에 대한 관심을 갖고 '프로바이오틱스 스토리'라는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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