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는 JYJ’ 방콕 찍고 세계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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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태국 방콕 임팩트 아레나에서 열린 JYJ 월드 투어 콘서트. 2일부터 이틀간 열린 공연에 2만2000여 명이 몰렸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JYJ에게 지난 1년 여는 사나운 시간이었다. 2009년 7월 동방신기를 탈퇴한 뒤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과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다. JYJ는 동방신기 전 멤버 김재중·박유천·김준수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최근 법원이 “독자적 활동이 가능하다”며 손을 들어준 뒤에도 SM과의 일부 소송은 진행 중이다.

 지루한 분쟁 가운데서도 이들의 행보는 이어졌다. 3일 오후 6시 30분(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JYJ의 월드투어 콘서트가 시작됐다. 6월까지 대만 타이페이, 중국 베이징, 캐나다 밴쿠버, 미국 로스엔젤레스·뉴욕·샌프란시스코를 거쳐 부산(6월 12일)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직전 JYJ 세 멤버들과 마주 앉았다. “우리 셋만의 힘으로 첫 월드 콘서트를 치르게 돼 감격스럽다(유천)”고 했다. 실제 이번 콘서트는 80%가 이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졌다. 총연출도 재중이 직접 맡았다.

 -공연 연출은 처음인데.

 “무대에서의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스태프와 가수와의 조화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예전엔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면 됐는데, 직접 모든 과정을 챙기려니 힘들었다.”(재중)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우리 셋만의 콘서트를 치를 수 있을 정도로 노래가 모였다는 게 감사하다.”(유천)

 “(지난해 10월 발매된) 첫 앨범 ‘더 비기닝(The Beginning)’은 미국 빌보드지 독자들이 올해의 앨범 5위로 꼽았을 정도로 평이 좋았다. (법적 분쟁 등으로) 한국에서 그 앨범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게 아쉽다.”(준수)

 이날 방콕 임팩트 아레나엔 1만 여 객석이 빼곡히 들어찼다. 공연장 둘레는 종일 교통이 마비됐고, 아피시트 태국 총리의 둘째 딸 마프랑(17)이 참석했을 만큼 관심도 뜨거웠다. 전날(2일) 공연까지 포함해 2만2000여 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강렬한 댄스 곡 ‘엠프티(Empty)’로 무대가 열리자 1만여 개의 빨간 야광봉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JYJ는 ‘더 비기닝’의 영어 노래와 최근 발매한 뮤직 에세이집에 수록된 한국어 노래를 번갈아 부르며 열기를 끌어올렸다. 에세이집 수록곡 ‘이름없는 노래 Part 1’도 처음으로 불렀다.

 “회사 나가면 힘들어질 거란 말을 한 그 윗분의 말이 떠나질 않는다…그 누구의 괴롭힘에도 정말 웃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동방신기 탈퇴 등에 대한 심경을 직접적인 노랫말로 표현한 노래가 흐르자 팬들의 환호도 더 드세졌다.

 공연 내내 1만 여 팬들은 거의 모든 곡을 따라 불렀다. 이번 콘서트에서 처음 선보인 ‘겟 아웃(Get Out)’ 등 신곡 4곡을 제외하곤 그랬다. 특히 유천이 출연한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의 수록곡 ‘찾았다’가 흐를 땐, JYJ가 “사랑해”라고 부르고 팬들이 “널 사랑해”라고 받으며 한 목소리로 스며들었다. 2시간 30분간 펼쳐진 공연은 신곡 ‘인 헤븐(In Heaven)’으로 막을 내렸다. “가지마 사랑해….” JYJ의 애절한 음색이 울려 퍼졌고, “JYJ”를 외치는 팬들은 떠날 줄을 몰랐다.

방콕=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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