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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작전’지휘한 현역 소장, 국정원 3차장 파격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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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정원 김숙 1차장과 김남수 3차장의 교체는 잇단 난맥상을 보여온 국정원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김남수 차장 산하 산업보안단 직원들의 어설픈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은 일대 오점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남수 차장의 경질은 문책성 색채가 짙다. 지난 2년간 대과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숙 차장은 주요국 대사로 발령이 날 것이란 게 청와대 안팎 얘기다. 그런 만큼 이번 인사는 미국·일본·러시아를 비롯한 주요국 대사 인사의 신호탄일 수 있다. 국정원 1차장은 해외·대북 정보를, 3차장은 산업·기술 정보와 방첩 업무를 맡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번에 유임돼 이명박(사진)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은 만큼 롱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원 원장의 거취 문제가 이번에 거론되지 않았을 정도로 그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며 “이번 인사는 국정원(원 원장)의 인사 추천을 대통령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만 1차장 내정자는 2009년 국정원에서 “대중 관계 업무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강력히 원해 30년간 몸담아온 외교통상부 적을 버리고 국정원 소속 주중 공사로 옮긴 중국통이다. 주(駐)베이징 정무·경제참사관과 주광저우(廣州) 총영사를 지냈다. 중국인들에게 농담을 던져 배를 잡게 만들 만큼 중국어 실력이 유창하다고 한다. 대중 관계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외교부 아·태 통상과장과 일본대사관 1등서기관을 거쳐 통상과 일본에도 밝다. 외교부 북미 과장·국장 출신의 김숙 차장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전 내정자는 베이징 공사 재직 중 대북 업무를 총괄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과 관련한 물밑 조율을 해왔다는 얘기도 있어 향후 남북관계에서의 역할이 관심을 끌게 됐다. 외무고시 13회로 박석환·민동석 외교통상부 1·2 차관과 동기다.

 육군 소장인 이종명 3차장 내정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안전기획부가 국정원으로 바뀐 이래 현역 장성에서 차장에 오르는 첫 케이스다. 지난 1월 합참 민군심리전부장으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을 지휘했다. 당시의 작전 성공과 더불어 합참의 대북 심리전을 총괄해온 점이 발탁 배경으로 보인다. 육사 35기로 합참 전력발전부장, 12사단장을 거친 야전 작전통으로 분류된다.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은 “군의 요직을 거치면서 조직을 화합하고 결속시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재만(56) 1차장 내정자=▶부산 ▶서울대 외교학과 ▶외시 13회 ▶주일 1등서기관 ▶외교부 아·태통상과장 ▶주중국 정무·경제참사관 ▶주광저우 총영사 ▶경기도 국제관계자문대사 ▶주중국 공사

 ◆이종명(54) 3차장 내정자=▶충남 서산 ▶육사 35기 ▶육군 제2작전사 작전처장 ▶12사단장 ▶합참 전력발전부장 ▶합참 민군심리전부장

김수정·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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