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씨, 1억弗 벤처투자사 설립

중앙일보

입력

미국 UCLA 치대에 100만달러를 기부한 로스앤젤레스 거주 교포사업가 김윤종(金潤鍾.50.미국명:스티브 김)씨가 한국과 미국의 유망한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벤처투자기업가로 나섰다.

컴퓨터 네트워킹장비 생산업체인 `자일랜''(Xylan)을 설립, 초고속 성장의 신화를 창조했던 김씨는 25일 한국과 미국의 유망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한화 1천200억원)를 투입, `알카텔 벤처펀드''라는 벤처투자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대만(臺灣) 등의 경우 벤처투자사업이 활발하지만 한국교포가 외국에서 벤처투자펀드를 설립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은 물론 재미한인 신진기업가들에게도 큰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자일랜을 20억달러에 매입한 프랑스의 세계적인 통신장비회사 알카텔(Alcatel)이 출자금 1억달러 가운데 절반이상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김씨를 비롯한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담당하게 된다.

알카텔은 다른 경쟁사와는 달리 독립적 벤처투자사가 없기 때문에 김씨 사업을 적극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근 자일랜 사장직을 프랑스인 후임자에게 일임하고 내년 1월 서울과 로스앤젤레스, 새너제이, 미 동부(뉴욕이나 보스턴) 등 4군데에 사무실을 개설하기 위해 장소를 물색하고 투자가들을 만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김씨는 ''한국의 벤처기업 수준이 아직 미숙한 단계''라며 ''유망한 벤처 기업가와 기업을 조기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지 첨단기술을 연결시켜주고 경영자문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및 테크놀로지 관련 7개 벤처기업에 이미 투자를 시작한 김씨는 앞으로 창의력과 인력구성, 시장성 등을 정밀검토한 뒤 40-50개의 벤처기업을 선정, 50만-3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씨는 ''투자가 한국에만 치중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재미한인업계에도 좋은 기업들이 많으므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창업투자사들과도 연계하고 새로운 벤처문화 개발을 위한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내년 1월초 서울을 방문, 사무실과 투자대상 기업을 물색할 예정이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76년 미국으로 이민온 김씨는 93년 컴퓨터와 컴퓨터와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스위칭 장비를 만드는 자일랜을 설립, 98년 3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미국 유수의 통신장비업체로 키웠다.

그는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17일 UCLA 치대의 치료시설 및 교육개선사업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최근 사회복지재단을 설립, 한국의 불우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 선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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