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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도, 당이 극복할 수준” VS “배부른 우파, 정신 못 차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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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호 05면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물었다. 강재섭 전 대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이기고 정운찬 전 총리는 오차범위 내에서 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강 전 대표가 지고 정 전 총리가 이기는 조사 결과는 있느냐고 물었다. 없었다고 하더라. 그럼, 경쟁력 있는 정 전 총리가 나와야 한다는 그간의 주장은 엉터리 아니냐. 그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4·27 재·보선 분당을 공천 놓고 고성 오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임태희 대통령 실장도 후보로 거론됐나.
“그랬다.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다.”

-왜 그렇게 됐나.
“당 밖에서 강 전 대표를 원치 않는 사람 때문에 그렇게 됐지 않았나.”

-당 밖이란 누군가.
“세상 모두가 아는 사람 때문 아닌가.”

-지도부 책임이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책임지란 얘긴가.
“책임 이상을 져야 한다. 분당은 서울로 치면 송파갑에 해당된다. 3년 전 종로에서 떨어진 사람(손학규)이 송파갑 같은 한나라당 절대 우세 지역에 출마하는데 우리가 전전긍긍하는 게 말이 되나. 이게 한나라당 현실이다.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전전긍긍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분당만 틀어막는다고 본질이 달라지나. 결과를 볼 필요도 없다.”

-재·보선이 비관적인가.
“분당에서도 전전긍긍하는데 강원도나 김해를 확인해 봐야 아나. 전패하면 당 지도부는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또 김해에서 야당이 단일화되지 않아 우리가 이기면 그게 이긴 거냐. 분당에서 간신히 이긴다면 그게 승리냐. 물론 나도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 대상이다.”

-한나라당은 왜 이리 힘들어진 건가.
“이명박 정부가 국정 지지율이 높다는데 미스터리다. 국정 지지율이 높다면 당이 왜 어려워졌나. 지방선거는 참패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데 왜 그랬나.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높고 신뢰가 없어서다. 당이라도 독자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건 천하가 다 안다. 분당 공천만 놓고 봐도 당이 독자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지 않았나.”

-당내에 위기감은 있나.
“배부른 우파들은 눈앞에 불이 번쩍해야 움직인다. 그전엔 움직이지 않는다. 변화가 힘든 이유는 얻는 것보다 잃는 걸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뭔가 하자면 변명부터 내놓는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도 그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최병렬 대표 몰아내고 천막당사 차리고 그랬지 않았나. 지금이 위기라지만 아직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재·보선에서 차라리 지는 게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이 독자적이지 못한 이유는.
“지도력 부재고, 권위 부재다. 임기 후반으로 가면 대통령은 레임덕 방지가 첫째 과제다. 그것을 걱정하다 보면 민심에 반하는 정책이 나온다. 그게 정권 재창출을 방해한다. 레임덕 방지와 정권 재창출 중 정권 재창출이 더 중요하다. 이 정부에선 전직 대통령이 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런데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인사하고 공천하고 그래서 민심이 떠나간다.”

-재·보선 민심이 어떤가.
“상당히 어려운 상태다. 전세난·물가고에 서민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등 악재가 있다. 어려운 선거를 치르게 돼 있다.”

-그렇게 된 이유는 뭔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이뤄졌다. 다만 표심은 흐트러졌다고 보지 않는다. 표심이란 어느 정당을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나라당이 어려워지지 않았다는 얘긴가.
“당 지지도가 2~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안다. 흔히 있는 일이고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우리 당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외부적 영향 때문이다. 리비아 사태로 인한 유가 앙등, 동일본 지진 등이 우리나라에 미친 좋지 않은 영향도 있다. 국민 지지도가 우리 당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극복할 수준이다.”

-재·보선에서 전패한다는 예상도 있다.
“지나친 패배주의는 옳지 않다. 지도부를 고의적으로 흔들려는 세력들이 그러는 경우가 많다. 현명한 국민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고 본다. 사회 혼란을 막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재·보선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나.
“최소한 1~2 곳에선 이길 것으로 본다.”

-분당은 어떤가.
“손학규 후보는 분당에서 살지도 않고, 대권욕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탈당했다. 지역구를 종로에서 분당으로 옮기는데 이것도 철새 정치인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분당시민들이 분노할 것이다. 분당은 이명박 정부를 뒷받침하는 세력이 많이 산다. 도와주실 것으로 믿는다.”

-성남 분당을 공천을 놓고 전략공천 얘기가 나왔다. 왜 그랬나.
“혼란시킨 사람이 손학규 후보다. 나올 듯 안 나올 듯하니까. 손 후보 이길 사람 내려다보니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당내 잡음이 있었다.”

-이재오 장관이 전략공천을 주장했나.
“나는 모른다. 손학규 후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다 보니 전략공천과 경선을 놓고 당내에서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안 대표도 전략공천을 주장하지 않았나.
“내가 전략공천 하자고 한 적이 없다. 인터뷰를 이런 식으로 하자면 하기 싫다. 질문 자체가 오그라드는 질문이다. 내가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다. 아침부터 지금….”

-당이 공천 과정에서 분열됐는데.
“대립이나 토론이 없다면 죽은 정당이다.”

-당내 갈등을 해소할 수 없나.
“내가 당 대표가 된 뒤 친이·친박 갈등은 사라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을 주선했고 밀월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박 전 대표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했나.
“박 전 대표가 선거는 지도부 중심으로 치르는 게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그걸 존중한다. 박 전 대표는 평창겨울올림픽 유치 지원을 위해 강원도를 두 번 다녀왔다. 간접적으로 선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다만 강원도 평창올림픽 유치만이다.”

-재·보선에서 패배하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나.
“답 안 하겠다. 자꾸 그런 말이 나오면 그런 생각 없던 사람들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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