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게 분양받을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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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서울 성동구 옥수동 옥수12구역 재개발 조합은 30일 대의원 총회를 열고 일반분양을 예정대로 4월 초 진행키로 했다.

옥수12구역 조합원들은 지난 22일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키로 하자 일반분양 연기를 고려했던 곳이다.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으면 분양가를 주변 시세 이상으로 올려 받아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커 법안 통과도 쉽지 않은 상태인 데다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이 여전히 위축돼 있어 분양가를 올리면 분양이 어렵다고 보고 당초 계획대로 분양키로 했다.

정부가 22일 그동안 건설업계가 꾸준히 요구해 오던 상한제를 폐지키로 했지만 분양을 미루지 않고 상한제로 분양하겠다는 곳이 적지 않다.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상한제가 폐지되기 전 마지막 상한제를 아파트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포스코건설 역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더샵을 예정대로 다음달 초 분양한다. 주상복합아파트 495가구로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는 주변 시세(3.3㎡당 1910만원 선)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싸다.

“금융비용이라도 아끼자”

GS건설도 강서구 가양동에서 아파트 790가구를 당초 일정에 맞춰 분양할 계획이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1600만~180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이 단지는 서울 지하철 9호선 가양역과 양천향교역이 걸어서 10여 분 거리다.

삼성물산은 수원시 신동1•2도시개발사업지구에 133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분당선 연장구간(2013년 말 개통 예정)이 부지 북쪽을 지나기 때문에 방죽역과 매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역시 상한제로 주변 시세 수준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상한제가 적용된 불광롯데캐슬을 분양 중이다. 30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1200만~1500만원 선이다. 전용 59㎡형이 3억원대 초반으로 주변 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이들 단지는 민간택지여서 분양 시기를 미루면 상한제를 피해 분양할 수 있다. 그러면 분양가를 주변 시세 이상으로 올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럼에도 당초 일정대로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하는 것은 우선 상한제가 언제 폐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날짜를 못박은 것도 아니고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마냥 분양을 미루면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오히려 사업성이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이 활성화해야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분양가를 올려 받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은 “상한제가 폐지되면 분양가가 오른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상한제 폐지 이후 분양하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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