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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경영인' 떴다…첨단 연구·기술분야 출신 대거 사장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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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연구.기술분야 출신의 최고 경영자인 이른바 '테크노CEO' 가 뜨고 있다. 특히 이들은 40대, 70년대 학번으로 50년대에 출생한 '475세대'가 많아 업계는 이를 '475 테크노 인사혁명'이라 부르고 있다.

삼성은 지난 22일 사장단 인사에서 주력인 삼성전자의 대표이사를 12명으로 늘리며 이공계 출신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했다. LG도 20일 인사에서 신규 임원 중 30%를 연구개발(R&D)분야에서 뽑았다. SK.대상.이수화학.오리온전기 등도 연구.기술.제조 분야를 우대했다.

몇년 전만 해도 연구.기술직 출신은 조직총괄보다 전문 연구분야에 주로 배치돼 회사 대표를 맡기 어려웠다.

그런데 21세기를 앞두고 기술혁명이 강조되면서 속속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승부처가 반도체.정보통신.e(전자)비즈니스.생명과학.디지털 등 새로운 미래사업군으로 옮겨가면서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미래 산업에 전문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윤종용씨를 비롯, 진대제 신임 사장, 황창규.임형규.이기태.이상완 신임 대표 등이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특히 4메가.16메가D램 개발 주역이자 삼성반도체 신화의 선봉장인 진대제(47)사장은 87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1, 2년 단위로 계속 승진가도를 달려왔다.

이기태 대표는 세계 최초로 CDMA단말기 상용화를 성공시킨 주역이며, 임형규.황창규 신임 대표도 반도체 전문가다. 이상완 대표는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부문을 세계 1위로 이끈 주역이다.

LG는 사장단 인사에서 LG화학의 R&D분야 책임자인 여종기 기술원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데 이어 20일 임원 인사에서 핵심 승부사업인 통신.생명과학.디지털 등에 전체 승진자(2백30명)중 절반이 넘는 1백19명을 포진했다.

특히 신규 임원 1백18명중 30%인 34명을 연구부문에서 발탁, 순수 R&D 전담 인원을 82명으로 늘렸다.

SK는 물리학을 전공한 SK㈜의 최태원 회장을 비롯, 화공과 출신 SK텔레콤 조정남 사장, 기계공학을 전공한 SKC 최동일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 중 상당수가 이공계 출신이다.

항암제 개발 주역 SK케미칼 김대기 상무, SK제약 유병환 상무대우, SK텔레콤 오세현 상무대우 등 연구기술직이 우대받았다.

대상은 대상㈜ 중앙연구소장인 임번삼 부사장을 대상식품 대표이사로, 대상식품 식품연구소장인 권태선 상무를 미원㈜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수화학은 석유화학제품 위주의 사업구조를 정밀화학과 생명공학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아래 연구기술 관련분야 젊은 인물을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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