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00억불 발주 따내라" 고유가 타고 중동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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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의 국제유가 오름세에 힘입어 중동지역이 큰 건설.소비시장으로 떠오르자 국내 기업들이 중동 붐을 다시 일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중동지역의 대형 건설.설비 공사가 늘어나자 현대.삼성.LG 등 대기업들은 물량수주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올해 4백억달러였던 발주물량이 내년에 6백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삼성.대림 등은 내년에 시작될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라드 가스처리공장(20억달러).튀니지~이집트간 철도공사(1백억달러)등 대형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직원을 현지에 보내 정보 수집에 나섰다.

현대종합상사는 현지 사무소가 없는 사우디 등에 플랜트.기계.철강 등 분야별 담당자들을 보내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프로젝트 기획부터 입안, 자금조달까지 토털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상사는 자사의 석유화학.정유 플랜트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면서 내년 초 이집트 카이로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라크와 유엔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석유-식량 연계 프로그램에 따라 생필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임원진이 이라크에 나가 시장을 조사했다.

그러나 ▶미국.일본이 중동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했고▶유럽 기업들도 대형 프로젝트 수주전략을 마련하는 등 각국의 물밑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유럽지역 건설 경험이 많은 업체를 선호하고 있어 동남아 지역에서의 건설공사를 많이 한 국내 기업들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0월 정덕구(鄭德龜)산업자원부 장관이 중동 주요국을 방문, 기술심사 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고 고위험 국가로 분류됐던 이란에 대한 수출금융 요건을 하반기부터 완화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두바이 사무소를 중심으로 중동지역 무역관들을 산업설비 수주를 위한 정보수집 센터로 삼기로 했다.

황두연 KOTRA 사장은 "중동지역 설비공사를 따내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공산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내년에 중동지역에서 한국 공산품 박람회를 여러차례 열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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