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악재는 일시적 … 세계경제 회복세 못 꺾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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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페롤리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애초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다만 일본 악재는 길게 보면 뜻하지 않은 장애물로 미국 및 세계 경제의 추세를 바꾸는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진과 쓰나미에 이은 원전 사고로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는 있으나 시간이 가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대체 공급이 이루어질 것이란 얘기다.

 그는 일본 악재보다 더 큰 위험으로 미국·유럽 정부 및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꼽았다. 페롤리는 29일(현지시간)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마련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올 2분기부터 단계적으로 만료된다”며 “이로 인한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는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2차 양적 완화정책이 끝난 뒤 3차 양적 완화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10% 미만으로 극히 작다”고 내다봤다.

 페롤리는 “미국 부동산 가격도 앞으로 4~5%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주택시장 침체를 광산업 투자 증가가 어느 정도 상쇄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긴축 가능성이나 유럽 재정위기 악화도 세계경제의 회복 추세를 바꿔놓을 정도의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 1분기 들어 동일본 대지진, 중동·북아프리카 소요사태, 유럽 재정위기 악화 조짐 등 예상치 못했던 악재가 불거지고 있으나 경기 회복세를 꺾어놓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채권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경기회복세가 유지되고 미국·유럽 정부와 중앙은행이 하반기 이후 긴축정책에 시동을 건다면 투자 대상으로 채권보다 주식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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