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마킹] "안전불감증, 그게 뭐예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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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할인점인 월마트 코리아는 최근 고객과 매장의 안전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포상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안전문제에 관한 한 언제든지 매니저에게 직접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외국계 유통업체들은 '안전 1순위' 의 경영 원칙에 철저하다.

화재나 에스컬레이터 사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함에도 비상구 근처에까지 물건을 쌓아 두곤 하는 국내 유통업체의 안전 불감증과는 대조적이다.

월마트의 경우 매장마다 5~6명으로 구성된 안전 태스크포스팀을 짜서 안전 점검을 꼼꼼히 하고 있다.

또 일반 직원들로 구성된 '안전위원회' 를 따로 운영해 '2중 안전 장치' 를 가동 중이다.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는 이달 초 '안전 007가방' 으로 불리는 안전훈련용 가방을 자체적으로 제작, 배포했다.

겉으로는 보통 서류가방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위생 관리와 화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처 요령이 CD-롬에 담겨 있다.

현재는 30명의 매장 안전관리 요원에게만 돌렸지만 내년에는 모든 종업원에게 이 안전가방을 배포할 방침.

까르푸는 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소방 기본 장비와는 별도로 매장 입구에 소화기.석면 장갑.방화 담요.해머.커터 등을 담은 소방용 수레를 비치해 두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직원 누구라도 손쉽게 진화작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회사가 특히 신경쓰는 분야는 어린이들의 안전. 이를테면 '어린이 신발 끈이 에스컬레이터에 감길 수 있다' 는 세세한 안전수칙을 담은 주의문이 곳곳에 붙어있다.

에스컬레이터 벽면에는 고무로 된 쿠션이 설치돼 있는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사고 방지 장치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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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푸의 황금호 안전부장(47)은 "매장에서 작은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프랑스 본사는 자체 전산망과 E메일을 통해 즉각 발생 원인과 대비책을 전 세계 매장에 전파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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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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