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무선 공유기로 … 자동차의 무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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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와이파이(Wi-Fi·근거리 무선랜)로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자동차 회사와 정보기술(IT) 회사가 자동차용 와이파이시스템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3세대(3G)나 4세대(4G) 데이터 플랜에 가입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있으면 차 안에서 인터넷을 쓸 수는 있다. 그러나 앞으론 아예 차를 무선공유기로 만들어 차 안에서 여러 명이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포드는 이미 지난해부터 와이파이시스템을 단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의 스마트폰·태블릿PC 등 3G나 4G 이동통신기기를 이 장치에 연결하면 달리는 차 안에서 와이파이로 여러 명이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AFP 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전했다. 아우디는 ‘IQod’라는 차량용 와이파이시스템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깔았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수만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브는 앞으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교통체증 구간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내비게이션이나 원격 차량점검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개발되고 있다. 사브의 요한 폼그렌은 “전 세계 안드로이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우리의 시스템 코드를 공개해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통신기기회사인 핀란드 노키아는 현대차·벤츠·제너럴모터스(GM)·도요타·혼다 등 11개 글로벌 자동차회사와 차량용 와이파이시스템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에 맞서 BMW·사브·크라이슬러는 독자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Suppli’에 따르면 지난해 17만4000개 보급에 그친 차량용 와이파이시스템은 2017년 720만 개로 41배 넘게 초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드는 4년 안에 자사 차량 모델의 80% 이상에 와이파이시스템을 장착할 계획이다.

 지금은 포드처럼 운전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와이파이시스템에 연결해 여러 명이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이 대세다. 그러나 앞으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 차량용 3G나 4G 데이터 플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와이파이 시스템 어떻게 이용하나

① 내 자동차를 스마트폰 허브로 바꾼다.
② 차량용 무선인터넷 접속 장치를 자동차에 설치한다.
③ 동승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인터넷을 공유할 수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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