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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찰-독성물질이나 폭발물 수송은 아닌 듯

중앙일보

입력

영국 런던에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가던 대한항공(KAL)
보잉 747 화물수송기가 22일 오후 6시40분(한국 시간 23일 오전 3시40분)
런던 북쪽 스텐스테드 공항을 이륙한 지 2분 뒤 추락했다.

영국 에식스주 경찰은 사고기에는 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3구의 사체가 구조대에 의해 발굴됐고 나머지 한병도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AL은 4명의 승무원이 모두 한국인이라고 밝히고 이들의 신원은 기장 박덕규(57)
씨, 부기장 윤기식(33)
씨, 항공기관사 박훈규(38)
씨, 정비사 김일석(45)
씨 등이라고 확인했다.

영국 항공조사국은 이날밤 사고 화물수송기의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가 회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기 조종사들이 관제탑과의 연락을 시도했는지 또는 위급신호를 보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지 조사당국과 KAL은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또 KAL은 64t의 화물을 이탈리아 밀라노의 말펜사 공항까지 수송하려던 사고기의 화물에 전자제품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으나 화물 전체의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영국 경찰은 사고기가 독성물질이나 약한 폭발물을 수송하고 있었다는 현지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도가 약한 폭발물이 실려있었다고 하더라도 불길속에서 타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진기자는 현장에서 경찰이 사고기 잔해로부터 독성연기가 나온다며 접근을 막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독성연기가 사고기의 화물에서 나온 것인지 연료에서 나온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독성가스는 없었으며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관들이 조심스러웠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지상에서의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공항 남동쪽에 있는 그레이트 홀링베리 마을의 전력공급이 중단됐으며 영국에서 6번째로 큰 스텐스테드공항이 폐쇄돼 연말연시 연휴를 즐기려던 승객들이 혼잡과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공항폐쇄와 관련, 영국방송들은 항공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사고기에는 엔진이 여러개 있기 때문에 하나가 고장나면 다른 엔진을 작동할 수 있는데도 추락한 것은 이상하다며 기체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외에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추락광경 목격자들은 사고기가 거대한 불덩어리였으며 자신들의 집에서도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추락지점에는 가로 10m 세로 20m의 구덩이가 파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섬광이 4∼5초간 계속됐다고 말했다.[브뤼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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