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눈은 작지만 시력이 좋아 만족 … 자기 단점보다 장점을 찾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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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이 27일 ‘공부의신 프로젝트 캠프’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보면 알겠지만 나는 머리가 크고 눈이 작아요. 우리 딸은 ‘아빠 닮아서 그렇다’며 쌍수(쌍커풀 수술의 줄임말)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나는 내 눈에 만족합니다. 작지만 시력은 좋거든요. 머리도 큰 만큼 뇌세포가 잘 돌아가구요.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의 말에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익살스러운 강연이 이어졌지만 속에 담긴 내용은 진중했다.

 인천 공신 프로젝트 캠프의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오후 인천시영어마을 본관 대강당. 송영길 인천시장이 강사로 나섰다. 100여명의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송 시장을 반겼다.

 송 시장은 이날 ‘시장님’이 아닌 ‘아버지’ 자격으로 왔다고 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평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는데 다들 내 아들 또래”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주제는 ‘네 꿈을 디자인하라(Design your Dream)’. 그는 “설계도 없이 지은 집은 금방 무너진다”며 “꿈,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열등감을 버릴 것’을 강조했다. “열등감에서 오는 불평과 불만은 ‘발전’이 아닌 ‘포기’를 가져오는 만큼 자신을 사랑하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으라”고 말했다.

 이 캠프는 중앙일보교육법인이 인천지역 중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2박3일 동안 진행한 자기주도학습 교육 프로그램이다. 다문화가정도 20여 명이 참여했다. 송 시장은 이들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서 강연하고 대화했다.

 한 학생이 ‘외국어 공부 비법’을 묻자 이번엔 비법 전수에 나섰다. 바로 ‘동기부여’와 ‘목표 세우기’다. 송시장은 “외국어 공부의 경우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을 주로 떠올린다”며 “프랑스어를 배울 때는 샹송도 매일 따라 부르고 사진도 책상에 붙여놨다”고 말했다.

 최희빈(16·인천 안남중 3학년)양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시장님이 이웃집 아저씨 같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공신 프로그램은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생들에게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며 “이 프로그램이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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