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군사를 동원하는 데 종과 북을 울리는 것을 정벌(伐), 그렇지 않은 경우를 침공(侵)이라고 한다(凡師有鍾鼓曰伐, 無曰侵).”
漢字, 세상을 말하다
당(唐)대 문장가 유종원(柳宗元)은
이와 달리 침공은 험하고 견고함을 믿고 왕명을 막는 자를 징벌하는 것이다. 안에서 그 자를 보호하고 밖에서는 제후들에게 공격받지 않으니 왕명을 세우기 위해 군대로 문책하는 것이 침공이다. 이는 사적인 행위이므로 종과 북을 울리지 않는다. 유종원은 “군자는 힘과 재화, 대의명분 가운데 하나라도 없으면 군사를 일으키지 않는 법”이라며 정벌과 침략을 구분할 것을 주장했다.
맹자(孟子)는 “인(仁)을 해치는 것을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것을 잔(殘)이라 하니 잔적한 자를 일개 필부(一夫)라고 한다. 필부 주(紂)를 죽였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라며 ‘탕무방벌론(湯武放伐論)’을 통해 역성혁명을 정당화했다.
연합군이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를 공격했다. 국가가 자국민을 상대로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을 때 국제사회가 개입해 해당국 국민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는 ‘국민보호책임’ 개념의 첫 적용 사례다. 백성을 위로하고 못된 통치자를 징벌한다는 ‘조민벌죄(吊民伐罪)’ 격이다. 연합군의 공격은 침공이 아닌 정벌인 셈이다. 종과 북소리가 가벼운 공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