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그 충격적 영상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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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SBS 〈추적! 사건과 사람들〉에서 큰 충격을 주었던 아동학대 문제. 자식을 굶겨 죽인 비정한 부모를 고발했다.

'자식은 내 소유' 라는 유교적 관념 탓에 이웃에서도 뭐라 간섭하지 않았다.

SBS가 그 후속특집을 마련했다. 21일 방영되는 특집 다큐 '아동학대, 아물지 않는 영혼의 상처'(밤 12시5분.사진)가 그것.

방송위원회 기획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 프로는 〈추적!…〉 방영 후 1년반이 지난 현재의 상황을 둘러보았다.걱정스럽게도 아동학대는 날로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이 지난달 확인한 것만 5건. 부산에서는 목사가 만 7, 5세의 아들 둘을 한 평도 안되는 보일러실에 감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처에서 난 아들들이 아버지를 몰라본다는 것이 이유였다.유전자 감식 끝에 자기 자식이 확인되자 울고 불고 야단이 났다. 그러나 큰 아이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기도의 한 지역에선 엉덩이 색깔이 4가지인 아이가 발견됐다.
매 맞은 순서에 따라 엉덩이가 검정.파랑.보라.붉은색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우리가 외국에 비해 아이들을 '학대' 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 취재진이 찾아간 미국만 해도 상황은 더 심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에서도 아동학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

민간단체인 한국이웃사랑회의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아동학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증가했다.

특히 이런 '비극' 을 막는 사회적 시스템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마냥 팔짱을 끼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제작진은 고발보다 대안제시에 무게를 싣는다.

정부 주도로 학대아동을 돌보는 위탁가정제도와 상담제도를 활발하게 운영하는 미국, 민간인이 적극 나서 아동보호기금을 조성하고 있는 대만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 신고라도 제대로 돼야 합니다. 그래야 일단 아이들을 살릴 수 있죠. " 허윤무 PD의 답답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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