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경찰서는 보수단체 간부의 모친을 살해하고 현금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로 일용직 근로자 구모(43)씨를 24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구씨는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의 한 수퍼에서 주인 한모(75·여)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현금 25만원을 챙겨 달아난 혐의다. 경찰은 구씨가 지난해 4월 경기도 안산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강도 행각을 벌였다고 자백함에 따라 추가 범행이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숨진 한씨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모(52)씨의 어머니라는 점 등을 들어 북한이나 친북단체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경찰은 23일 오후 사건 현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고시원 신발장에서 피가 묻은 망치를 발견한 뒤 탐문수사 끝에 24일 오전 근처의 한 PC방에서 구씨를 긴급체포했다. 강도·상해 등 전과 5범인 구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시원 방세 32만원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거의 남지 않아 2주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다”며 “평소 드나들던 가게 주인의 나이가 많아 범행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씨는 또 “정당 등에 가입해 활동한 적이 없고 숨진 한씨가 어버이연합 간부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경찰은 25일 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