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평양 활보하는 미니스커트녀 합성 논란…사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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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각 언론사와 포털사이트에선 ‘북한 평양 거리에서 만난 미니스커트 입은 외국여성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출처는 중국 주진조선 웹사이트로 돼 있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은 ‘평양에 나타난 금발의 미니스커트女 화제’라는 제목으로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이 촬영한 사진으로 많은 네티즌이 합성 진위 논란을 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인터넷판은 “북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에 중국 네티즌이 ‘합성한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고 전했다.

타 언론사도 앞다퉈 이 사진을 올리며 “조작된 사진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이에 네티즌도 “딱 봐도 합성이네” 등의 글을 올리며 진위에 대해 설왕설래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중국인 관광객이 촬영한 것도, 합성도 아닌 ‘진짜 평양의 모습’이다. 중앙일보 2006년 6월7일자에 ‘평양 고려호텔 앞 도로를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걸어가고 있는 러시아계 여성들을 주민들이 신기한 듯 보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이 사진이 실렸다. 중앙일보 사이트(joongang.co.kr)에서 ‘북한 평양 고려호텔 미니스커트’ 검색만 해도 확인할 수 있다.

북한 평양 고려호텔 앞 도로를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걸어가고 있는 러시아계 여성들을 주민들이 신기한 듯 보고 있다.

당시 중앙일보는 ‘7ㆍ1조치 4년…북한경제 현장을 가다’ 기획시리즈를 위해 열흘 동안 평양과 남포ㆍ대안 등을 방문했다. 이때 동행한 김춘식 사진기자가 직접 찍은 것이다. 김 기자는 “왜 뒤늦게 사진이 합성 논란에 휘말렸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해 했다. 그는 “북한 안내원이 ‘저들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무용수로 공연 차 평양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외국 무용수의 앞모습을 궁금해 할 독자를 위해 당시 찍었던 사진 두 장을 더 공개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당시 5개월여 동안 10차례 북한을 직접 방문, 취재해 심층보도했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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